주말인 2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스타벅스 문이 닫혀 있다. 스타벅스 앞으로 왕징의 상징적인 건물인 소호(SOHO) 간판이 보인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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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베이징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비상이 걸렸다. 한인 밀집 지역인 차오양구에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오면서 한국 기업과 교민 사회도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20일 베이징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베이징 전역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621명(무증상 감염자 552명 포함)으로 집계됐다.
전날 515명에서 100명 이상 급증했다. 베이징 감염자는 지난 10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정밀 방역’ 지침 이후 꾸준하게 증가 추세다.
전체 17개구(경제개발구) 중에서 전날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은 곳은 옌칭구 1곳뿐이다. 차오양구의 경우 20일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만해도 357명이 감염되는 등 확산세가 가장 거센 지역이다.
차오양구는 이날 방역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이동과 인적 교류를 줄이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을 신속하게 막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라며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외출을 최소화하며 전화나 온라인을 통한 업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교민 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차오양구 내엔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이 포함돼 있다.
왕징 방역 당국은 전날 △식당 내 취식 금지(배달 허용) △사우나·PC방·마사지·헬스클럽·수영장·호프집 등 휴업 △오프라인 교육 일시 정지 △오프라인 회의와 밀집 활동 금지 △택배 등 외래인원 진입 제안 등 내용의 공문을 각 기관과 단체에 공지했다.
이로 인해 왕징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상당수 교민들은 주말인데도 상점 문을 닫고 배달로 전환한 상태다. 일부는 식자재 소비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할인 혹은 1+1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베이커리 등도 문을 닫고 온라인 주문만 받고 있다.
주말인 지난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핵산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
지역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출근·등교 제한이 길어지면 피해는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교민들은 주로 차오양구를 기반으로 중국 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 대부분은 본사를 베이징에 두고 있다.
중국 내 유일한 한국계 법정 경제단체인 중국한국상회 관계자는 "중국한국상회 직원들도 이미 지난 18일 노트북 등을 챙겨서 퇴근했다"면서 "21일부터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민 사회에서 패닉 분위기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수차례에 걸친 봉쇄와 해제 학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올해 4월에도 왕징지역 전면 봉쇄 소문이 돌면서 한때 소동이 발생했었다. 인구 2500만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봉쇄된 지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또 중국 정부가 지역 전체에서 해당 아파트 동 봉쇄로 방역 정책을 정밀화한 것도 급격한 혼란을 막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이징일보는 지난 13일 확정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87세 남성이 전날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공식 발표는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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