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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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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부대' 꺼낸 北, 실전배치 강조…"주한미군 F-35 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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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반도 '심판의날 항공기' 떴다…"北에 응징 능력 보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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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키우고 하늘색 바꿨다"…北미사일 발사 사진 조작 들통



북한이 사거리 1만5000㎞가 넘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한ㆍ미 군 당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북한은 실전배치를 의미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라는 명칭까지 처음 꺼내며 미국 본토를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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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화성-17형'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 인민군 병사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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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북한은 전날 '화성포-17형'(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구체적인 미사일의 비행 제원(최고 고도 6049㎞, 비행거리 999.2㎞, 비행시간 약 69분)을 공개했다. 이는 발사 당일 한ㆍ미 군 당국의 탐지 내용(고도 약 6100㎞, 비행거리 약 1000㎞)과 다르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지난 3월 25일 북한이 전날 화성-17형을 쐈다며 공개한 비행 제원(최고 고도 6248㎞, 비행거리 1090㎞, 비행시간 약 67분)과도 거의 같은 수준이다. 당시 군 당국은 화성 17형이 아닌 ‘화성-15형’ 개량형(사거리 1만3000㎞ 이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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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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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북한 발표만 놓고 보면 8개월 사이 같은 미사일을 두 번 발사해 두 번 모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3월 발사를 초기 성공으로 간주하고 이번에 실전 입증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의 존재를 밝힌 것도 이같은 실전배치를 강조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탄두 입증해야 ICBM 완성"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최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개발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 즉 미 본토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화성-17형의 탄두부 안에 3~5개 핵탄두 재진입체(RV)를 넣어 복수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이 향후 북한의 ICBM 개발 방향인 셈이다.

복수의 탄두 가운데 핵탄두가 아닌 가짜 유인체(decoy)를 넣을 경우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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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화성-17형 미사일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등 미진한 기술력을 높은 고도에서 핵을 터뜨리는 전자기파(EMP) 공격으로 극복했다는 분석도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미 본토 500㎞ 상공에서 핵 EMP를 터뜨리면 미 전역의 전자ㆍ통신 장비가 순식간에 마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핵 EMP 공격력을 확보한다면 재진입체 기술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감행한 신형 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핵 EMP 공격 시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군 당국은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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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F-35A 전투기가 지난 18일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서 'GBU-12' 정밀유도폭탄을 이용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합동참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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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준비 중인 7차 핵실험이 이같은 ICBM 위협을 강화하기 위한 핵실험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MIRV에 실을 수 있게 ‘소형화된 전략 핵탄두’를 실증하는 형태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만일 북한이 소형화된 전략핵을 보여준다면 전술핵을 따로 입증할 필요가 없다”며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을 위해서라면 ICBM과 관련이 있는 핵실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35A 정밀타격으로 경고



한ㆍ미 군 당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지난 19일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초음속 폭격기 2대를 괌에서 한반도로 재전개했다. 전날엔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정밀타격 훈련을 벌였다.

특히 F-35A가 내부 탑재한 정밀유도폭탄(GBU-12)을 실사격하는 장면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평가됐다. 북한의 대공망을 피해 핵ㆍ미사일 시설은 물론 북한 수뇌부를 은밀히 타격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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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착탄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 홋카이도 해역을 일본 해상보안청 경비정이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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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상시 능력인 F-35A의 정밀타격 능력이 미군의 간헐적인 B-1B 전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러 곳에 배치된 북한의 TEL을 동시다발로 타격하기 위해선 현재의 F-35A 40대 체제로는 불충분하다”며 “추가 20기 도입(2023~2028년)은 물론 주한 미 7공군의 F-16 전투기를 F-35A로 조기에 교체하는 것이 북한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 공군은 일본 항공자위대와도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연합공중훈련을 가졌다. 19일에는 한반도에서 한ㆍ미 연합훈련을 마친 B-1B 2대가 곧바로 일본 규슈 북서쪽 상공에서 공자대 F-2 전투기 5대와 연합 편대비행에 나섰다. 전날엔 공자대 F-15 전투기와 주일미군 F-16 전투기 등 4대가 출격해 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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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각도로 쏘면 1만5000㎞"…美 MD망 우회 타격 노리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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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달 18일과 19일 각 2대씩 B-1B 4대를 괌에 전진 배치한 이후 B-1B의 한ㆍ일 전개는 잦아졌다. 한ㆍ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 마지막 날인 지난 5일에도 B-1B 2대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서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화성-17형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는 등 한ㆍ미ㆍ일 공동의 위협이 커지면서 지난 5년간 볼 수 없었던 3국간 안보협력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미군을 중심으로 한ㆍ일 간 군사활동이 다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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