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 협상장 밖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프란스 티메르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에서 참가국들이 당초 예정 폐막일을 넘겨 이어진 협상에서도 핵심 의제에 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회 최대 이슈인 기후 재앙에 따른 '손실과 피해' 보상 재원 마련 문제는 물론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설정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조차 다시 도전을 받는 모습이다.
유럽의 기후정책을 조율해온 프란스 티메르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COP27 협상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퇴장'까지 언급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은 "앞으로 나아가야지 뒷걸음질을 쳐서는 안 된다. 위기에 대응해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세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퇴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상에 참여한 당사국들에 기후 재앙으로 피해를 본 빈국을 위한 합의를 끌어내려는 노력에 화답하라고 촉구했다.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은 "나쁜 결정을 내리느니 차라리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는 것을 원한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모든 EU 장관들은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 최대 이슈인 '손실과 피해' 보상 재원 마련 문제와 관련해서도 아직 진전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은 "EU가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중재할 제안을 했다. 기후재앙에 가장 취약한 국가만을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EU는 지난해 글래스고 합의를 충족하고 그 기반 위에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야망으로 하나가 되었다. 1.5도 목표가 오늘 이곳에서 죽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썼다.
티메르만스 부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COP27 주최국 이집트가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공격적 온실가스 저감 논의에 제동을 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프랑스 관리는 AFP 통신에 "지금 이집트의 COP27 의장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글래스고 총회의 성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프랑스와 EU 회원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기후 장관도 "글래스고 협정에서 후퇴하는 느낌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개탄했다.
COP27 의장을 맡은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모든 당사국이 많은 불만을 품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당사국의 의지가 중요하다. 수완을 발휘하고 의견을 한곳에 집중시키기 위해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일 개막한 COP27은 18일 폐막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요 이슈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이 하루 연장된 상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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