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중일 정상회담 |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정상회담에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대만해협 문제로 대립했지만, 양국 간 위기를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18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전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시 주석에게 센카쿠가 있는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누구든 어떤 구실로도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양과 영토 문제는 이견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일본이 2012년 9월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후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중국은 해군 또는 해경 선박을 센카쿠 해역에 보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8월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쏜 탄도미사일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지자 일본은 대만해협 문제가 자국의 안보에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닛케이는 양국 정상이 이런 갈등에도 약 3년 만에 정상회담을 한 것을 두고 "양국이 경제 분야의 성과보다는 위기관리를 중시한 면이 크다"며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면서 우발적 충돌을 피하는 것의 우선순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조기 방중을 조율하고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 사이에 핫라인을 조기에 운용하는 데 합의했다.
양국은 2018년 5월 센카쿠 열도 주변 등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지만, 4년 넘게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일 간 정식 정상회담이 약 3년 만에 실현돼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에는 일치했다"면서도 "센카쿠와 대만 문제 등에서는 접점은 찾을 수 없어 관계 개선을 위해 갈 길이 험하다"고 전망했다.
센카쿠 열도 |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 자체가 갈등을 빚어온 중일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총리관저 간부는 요미우리에 "이제야 대립을 회피하고 관계 개선을 향한 출발선에 선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외무성 간부도 아사히신문에 "회담의 내용과 동시에 시 주석이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시 주석이 기시다 총리와 회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1강 체제인 중국의 시 주석 주변이 시 주석의 의중을 살피며 알아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만난 이후 약 3년 만에 개최됐다. 기시다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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