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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미혼 청년’도 시세 70% 가격에 특공 가능…공공분양 청년주택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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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동안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등 기혼자에 집중돼 있던 특별공급 청약제도를 개편해 ‘미혼 청년’ 대상 특별공급을 신설한다. 그동안 가점이 낮아 청약 당첨 기회가 적었던 청년층을 위해 규제 지역 내 추첨제 비율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청년을 위한 장기 저금리 대출 지원책도 마련돼 내집마련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이하 10·26 대책)’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나눔형·선택형 공공분양 주택에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10·26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공공분양 주택을 50만가구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전 정부(2018~2022년)에서 공급한 공공분양 주택(14만7000가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이 가운데 공공분양 주택은 청년층에 5만2500가구, 신혼부부에 15만5000가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11만2500가구, 일반 무주택자에 18만가구씩 배정됐다. 전체적으로 청년에게 돌아갈 물량은 약 34만가구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새롭게 신설된 ‘청년’ 대상 특별공급은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19~39세 사이 미혼 청년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의 140% 이하 ▲순자산 2억6000만원 이하라는 요건을 충족하면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1인 321만원)의 140%는 449만원이다. 이는 세금을 떼기 전 기준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들 중 근로 기간이 긴 청년을 우선 배려하고, 부모의 자산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청약 기회를 제한하는 등 구체적인 배점 기준을 연내(사전청약 전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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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청년 대상 공공분양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 첫집’을 구체화한 정책이다. 사진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 부지.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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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선택형에서 각 15% 배정

▷DSR 적용 없이 최대 5억원 대출

우선 청년·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가구는 ▲나눔형(25만가구) ▲선택형(10만가구) ▲일반형(15만가구) 등 세 가지 모델로 공급된다. 여기서 미혼 청년 대상 특별공급은 나눔형과 선택형 주택에서 각각 15%씩 배분될 예정이다. 또 일반형에도 추첨제를 도입해 청년의 선택폭을 넓힌다.

나눔형은 처음부터 분양을 받되 무주택 서민 등의 부담 능력 등을 감안해 분양가를 시세 70% 이하로 책정한 게 특징이다. 의무 거주 기간(5년) 이후 공공에 환매할 경우 시세 차익의 70%가 수분양자에게 보장된다. 특히 할인된 분양가의 최대 80%(최대 5억원)를 40년 만기의 고정금리(1.9~3%)로 빌려줘 초기 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반분양가가 5억원이면 같은 조건의 나눔형 아파트는 분양가가 3억5000만원까지 낮아진다. 또 3억5000만원의 80%인 2억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주택 구입에 드는 목돈이 7000만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나눔형 아파트 첫 사례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에서 나오는 공공분양 주택이 될 예정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고덕강일3단지 500가구를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인데, 분양가는 아파트 건물 가격과 SH공사 수익을 포함해 3억5000만원 내외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는 올해 안에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선택형은 민간 ‘내집마련 리츠’를 공공에 적용한 모델이다. 돈이 부족하고 구입 의사가 불확실한 청년층 등이 저렴한 임대료로 우선 거주한 뒤 분양 여부는 6년 후 선택하는 모델이다. 분양 전환 시점에 ‘입주 시 추정 분양가+분양 시 감정가’의 평균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예컨대 입주 시 추정 분양가가 4억원이고 6년 후 분양 시 감정가가 8억원일 경우 최종 분양가는 6억원이 된다. 6년을 살고 분양 전환을 원하지 않으면 추가로 4년을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 또 거주 기간은 청약통장 납입 기간으로 인정해 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선택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선택형은 입주 시점에는 보증금의 80%까지 최저 1.7% 고정금리로 전용 전세대출을, 6년 후 분양 선택 시점에는 나눔형과 동일하게 최대 5억원 한도(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80%·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미적용)·40년 만기 고정 저리 모기지를 각각 지원할 계획이다. 임차 기간 중에는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적고, 6년 후 분양 시에도 나눔형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자 부담이 감소하는 셈이다. 보증금이 3억원짜리 전셋집에 산다고 가정할 경우 6년간 이자 부담이 최대 5000만원 감소한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일반형은 분양가상한제(시세 80% 수준)가 적용된다. 특히 앞으로는 추첨제(20%)를 적용해 청년층 당첨 기회를 확대했다. 다만 4050세대에게도 공급 비율을 확대해 청약 기회를 넓힌다. 일반형에서는 일반공급 비율을 15%에서 30%로 늘리고, 선택형에도 다자녀(10%)·노부모(5%)·기관 추천(15%) 등 특별공급을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일반형의 경우 기존 기금 대출(디딤돌대출)을 지원한다. LTV 70%까지 인정해 대출해주되, DSR은 적용하지 않는다. 만기 30년 기준으로 연 2.15~3%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신 청년층의 경우 대출 한도와 금리 우대가 적용된다. 이 경우 대출 한도는 신혼부부의 경우 2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생애 최초의 경우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조정된다. 공공임대 거주 청년이 일반형으로 주거 상향 시 금리 우대도 0.2%포인트 적용된다. 다만 이번에 지원되는 금융 정책 등은 현재 디딤돌대출 금리 등을 전제로 산정된 것이라 지원 시점과 상황에 따라 일부 변동이 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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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주택 청약 제도도 개선

▷청년층에 중소형 평수 추첨제 확대

아울러 정부는 부양 가족이 적고 무주택 기간이 짧은 1~2인 청년 가구를 위해 민영주택 청약에서도 중소형 평형에 추첨제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평수가 가점제 100%로 공급돼 청년층의 당첨 기회가 적었던 만큼, 중소형 평형에 추첨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면적별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내 전용 60㎡ 이하 주택은 가점 40%·추첨 60%, 전용 60~85㎡ 평형은 가점 70%·추첨 30%로 운영된다. 단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형의 경우 3~4인 중장년층의 수요가 많은 만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가점 80%·추첨 2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가점50%·추첨 50%로 가점제를 더 확대했다. 비규제 지역의 경우 전용 85㎡ 이하 주택은 가점 40%·추첨 60%로, 85㎡ 초과 주택은 추첨 100%라는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 가지 모델(나눔형·선택형·일반분양형)을 통해 다양한 주거 선택권을 보장하고 전용 대출을 지원하는 점 등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사전청약을 진행할 경우 토지보상, 본청약 단계에서의 분양가 변동, 입주 지연 가능성 등 불확실성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4호 (2022.11.16~2022.11.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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