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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성사된 한중정상 '발리 회동'…한중관계 재설정 중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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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상호존중' 표방한 尹대통령, '3연임 확정' 시주석과 첫 대면

中, 북핵 협력의지 보일지 관심…대중견제 발맞춘 韓 인태전략 반응도 주목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수진 기자 = 15일 개최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은 중요 변곡점에 놓인 한중관계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날 오후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의 대면 외교 재개와 함께 G20 등 연말 다자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의 직접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그동안 꾸준히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24일 시 주석에게 보낸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에서 "미래 30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면 만남에 대한 기대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중 회담 성사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한국 신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장위구르 인권 상황을 토의하자는 결정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중국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에 기조 변화를 보인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런 가운데 결국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여러 도전에도 한중관계를 계속 관리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면서 한중 간에는 보편적 가치와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관계가 재설정돼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왔다.

중국은 이런 한국의 기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한국이 미국 쪽으로 급속히 밀착하지 않도록 견제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8월 칭다오 회담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5가지 요구사항(독립자주, 선린우호, 안정적 공급망 수호, 평등·존중 견지, 다자주의)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나 한국의 '칩4'(Chip4) 반도체 협의체 참여 등 불편한 현안도 불거졌다.

이처럼 분기점에 선 양국이 다양한 차이와 갈등 소지에도 안정적 관계 발전을 위한 기틀을 놓을 수 있을지가 이번 회담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3연임을 확정하고 장기집권 체제를 갖춘 시 주석과 한중관계 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기회가 마련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 참석 위해 발리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발리=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 도착, 인사하고 있다. 2022.11.14 jeong@yna.co.kr


국내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의제는 북핵 문제다.

미국은 전날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도발 자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균형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북핵 고도화가 계속된다면 미국도 역내 군사력 증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경고장'을 받아든 이상 중국도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회담 결과 발표문에 '북핵', '한반도' 등의 단어가 거론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중국이 민감한 문제로 여긴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등 외교 기조 변화를 중국이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지도 관심이다.

한국은 G20 직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체 인태 전략을 발표하고 인태 지역에서의 협력을 폭넓게 담은 한미일 정상 성명에 동참했다.

이 성명에는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의 범위와 역할을 포괄적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의중이 선명하게 담겨 있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다만 다자회의 중 잠시 성사된 양자회담이자 첫 만남인 만큼 양 정상이 무거운 주제를 두고 본격적으로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외대 강준영 교수는 "한국이 미국 쪽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중국이 시 주석 3연임으로 기준점을 새로 잡은 상황에서 상견례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새로운 한중관계를 가늠하는 차원일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준에서 절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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