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동안 매수 문의가 5~6건에 불과했습니다. 계약은 하나도 체결되지 않았고요. 5호선 연장 기사가 나온 후 관심을 좀 받을까 싶었는데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교통호재가 있어도 금리가 워낙 높아서 집 매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손님이 끊겨서 너무 힘듭니다.”(김포 한강신도시 T부동산 관계자)
지난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최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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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혼잡 문제를 겪는 김포 주민들의 숙원인 5호선 연장 사업이 가시화됐지만, 현지 부동산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금리가 오른데다 앞서 GTX 연장으로 오른 집값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자 마자 금방 하락한 경험이 있어 매수세가 당장 새로 생기진 않았다는 것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서부지역의 광역교통 확충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김포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김포 한강신도시 생활권 사이에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하고, 이를 5호선과 연계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 5호선 연장 사업은 사업성 문제로 서울시와 김포시, 서울시 강서구 등 지자체간 협의가 잘 되지 않아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이번 신도시 조성 계획으로 배후수요가 갖춰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5호선은 GTX D 노선이 통과하는 장기역과도 연계된다. 김포에서 서울로의 교통 접근성이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아직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김포 부동산 시장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김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초부터 11월 첫째주(7일 기준)까지 4.5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45%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실거래 상황을 보면 이런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다.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인근에 위치한데다 걸포중앙공원과 초등학교가 가까워 한강신도시의 대장주로 불리는 ‘한강메트로자이’ 1~3단지도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2단지에서 전용 85㎡짜리 아파트가 6억5500만원(8층)에 팔렸는데, 5개월 전 같은 면적이 8억2000만원(5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지난 12일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최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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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D 노선이 통과하는 장기역 인근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단지 안에 김포금빛초등학교와 가현초등학교를 품고 있어 인기가 많았던 ‘한강센트럴자이’ 1~2단지 매매가격도 작년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다. 작년 11월 1단지에서는 전용 85㎡짜리가 7억원(18층)에 팔렸는데, 그 후 1년 만인 지난 6일에는 동일면적이 4억9500만원(21층)에 팔렸다. 매매가격이 2억원 떨어진 것이다.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1~2단지 중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해 가장 인기가 많은 106동의 경우 전용 85㎡ 짜리가 현재 5억5000만원대로 나왔다”면서 “지난해 호가가 7억5000만원이었는데 2억원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일자형 구조인 판상형이 아닌 코너형 아파트의 경우 5억원보다 낮게 거래되기도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셋값 하락세도 거세다.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 전용 85㎡ 전셋값은 올해 1월 6억1000만원(35층)에서 9월 4억7000만원(34층)으로 하락했다. 이 단지에서는 10월 이후로 전세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 1단지에서도 전용 85㎡ 전셋값이 작년 11월 4억5000만원(11층)에서 올해 11월 3억원(24층)으로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는 한강신도시 개발 이후 신규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 5호선 추가연장 발표에 따른 개발호재가 생겨난 것은 장점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바로 근처인 인천 검단에 올해와 내년 상당한 입주 물량이 예정돼있고, 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인 시장 매수세가 급감한 상황이라 이번 호재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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