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사고 감축 효과를 보기 위해선 중대재해법 처벌 대신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사고는 총 44건이며 사망자 수는 4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50인 이상·공사규모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8건, 사망자 수는 20명이다.
반면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지 않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26건, 사망자 수는 26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고 약 59%가 법망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2020년 산재사망 건설노동자 458인 합동위령제'를 열고 있다. 2021.09.29 kilroy023@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법을 시행하면서 50인 미만 사업장도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그러나 중대재해 과반 이상이 50인 미만 소기업에서 나오고 있어 2024년까지 중대재해법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기업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후인 2024년 1월 27일부터 적용 대상에 포함돼 아직 처벌에서 자유롭다.
전문가들은 중대재해법 제정 자체가 엉성하게 이뤄져 이처럼 산재 예방보다 처벌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을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산업안전 예방을 위한 공무원 수를 늘렸음에도 오히려 사고 감축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산업안전 인력을 대폭 늘렸지만 중대재해 사고와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산재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는 것"이라며 "산재 예방을 하려면 시스템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데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처벌 강화에 집중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는 대기업들도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 노력이 아닌 처벌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 50인 미만 사업장이 움직이겠냐"며 "중대재해법은 원래 의도했던 처벌 강화조차 당파성을 실현하지 못하고 사회적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정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안전보건 수준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뒷걸음질 치고 있는 이유"라며 "이런 상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그 후과는 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고용부는 이달 말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할 계획이다.
swimming@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