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 지도법사이자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이 14일 서울 서초동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만일결사’ 30년 대장정 마무리 기자간담회 중 발언하고 있다. 정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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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이야기하지 말고 새로운 모델을 하나 만들면 사람들이 따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토회는 현세의 복을 빌거나 죽어서 극락에 보내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지금 세상에 도움 되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합니다.”
정토회 지도법사이자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이 지난 1993년 시작한 ‘만일 결사’ 30년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14일 서울 서초동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토회는 2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운영되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승인을 받은 국제구호 단체다.
정토회의 만일 결사는 개인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한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고 보고, 당시 ‘지구 환경’ ‘절대 빈곤 퇴치’ ‘한반도 평화’ ‘개인 수행과 사회 평화’를 내세우며 시작한 수행 운동이다. 절에 들어가 수행하는 방법이 아닌, 매일 봉사와 이웃·세상에 헌신하는 실천적 방법을 내세웠다. 지금까지 개인별 1000일(3년) 결사에 참여한 인원이 지난 9월 기준 7만여명에 달한다. 초기에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 운동에 집중했으며 다른 나라 구호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 학교와 유치원을 세우고 북한 난민 돕기와 인권 운동에도 힘쓰고 있다.
“사람이 붓다가 되려면 힘들어요. 그렇지만 붓다의 한조각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모자이크 붓다’를 내걸고 자기 형편대로 돈을 내고 시간을 내어 봉사하면서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도 이같은 만일 결사의 하나였다. 즉문즉설을 통해 개인의 고뇌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다. ‘즉문즉설’ 유튜브 채널은 현재 구독자 120만명, 누적 조회수 12억뷰에 달한다.
그는 즉문즉설의 인기 비결을 “공리공론이 아니라 실제 삶의 갈등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라며 “즉문즉설의 원리는 거울의 원리와 같다”고 했다. 어떤 물건이 와도 거울은 그저 비춰주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화를 하는 것은 질문의 모순점을 지적해주는 것”이라며 “전체를 볼 수 있도록 상대편 입장에서 이야기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을 향해 “대부분 자기 생각을 움켜쥐고 있다”면서 “20년전 결혼할 때 한 약속을 꺼내고, 옛날 주식 가격을 이야기한다. 주식도 팔 시점의 가격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유머 감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젊을 때부터 옮고 그름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사회 비판도 해왔던 건데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많다보니 재미있게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토회는 내년 3월 다시 30년을 내다보는 2차 ‘만일 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법륜스님은 “절대 빈곤 해소보다 이제는 상대적 빈곤이라는 빈부 격차 해소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작은 이슈로는 사설 교도소가 허락된다면 청소년 사설 교도소, 교화소 같은 걸 만들어 교육해보고 싶고,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 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와주는 곳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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