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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지금]거래소에서 빼내는 투자자…채굴자는 시장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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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 신뢰도 바닥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

FTX 사태 전보다 7.7% 줄어

경쟁 줄어 채굴 속도 감소

아시아경제

[이미지 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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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보호 사태로 코인 가격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쳤다. 유례없는 글로벌 거래소의 파산 소식에 투자자들이 맡겨 놓은 가상화폐를 빼내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14일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FTX 사태 전인 지난 7일 대비 7.7% 감소한 209만8600개로 집계됐다.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은 이달 들어 229만개에서 231만개 사이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사태가 발생하자 거래소 맡긴 비트코인의 양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하면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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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급감한 것은 FTX 사태로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밑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서 빠져나온 코인은 투자자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게 된다. 거래소 유동성 위기 발생 시 가상화폐를 인출하지 못하거나 해킹 등의 우려가 있는 경우 투자자들은 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이동시킨다.

관계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구조 부실 의혹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세계 최대 글로벌 바이낸스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FTX에선 뱅크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 사태가 벌어졌다. 또 FTX가 파산법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해 투자자가 맡긴 자산을 다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11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를 뜻하는데 FTX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전 세계 모든 이해당사자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FTX 측은 파산보호 신청 직후 8700억원 상당의 코인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해킹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통상 거래소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양이 감소하면 그만큼 공급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해 가격 상승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선 거래소는 물론 코인 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출금이 나타났고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법정화폐에 페깅(고정)되도록 설계돼 가상화폐 교환 수단으로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거래소 보유량도 감소하고 있어 ‘거래절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거래소 스테이블코인 보유량은 지난 7일 265억1502만개에서 전날 247억2393만개로 6.76% 감소했다.

거래소를 떠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채굴도 점차 줄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정보 사이트 코인워즈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는 239.56엑사해시(EH/S)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오전 8시 341.99엑사해시와 비교하면 102.43엑사해시 감소했다. 가상화폐 채굴 속도를 의미하는 해시레이트는 채굴 참여가 높아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이런 상황은 평균 채굴 비용이 비트코인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발생했다. 지난 11일에는 비트코인 가격보다 평균 채굴 비용이 6802달러(약 894만원) 높아지기도 했다. 채굴자들은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채굴한 코인을 거래소에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185만8271개이던 채굴자 비트코인 보유량은 전날 185만3929개로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연설로 긴축 우려가 커진 지난 9월 초 이후 처음 나타났다. 보통 채굴자들은 가격 하락이 예상될 때 보유량을 줄이고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한편, FTX 사태 여파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내림세다. 이날 오전 11시27분 기준 전일 대비 5.04% 내린 1만6038달러(약 2119만원)로 집계됐다.

가상화폐 투자심리는 극도의 공포 상태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보다 2점 오른 24점(극도의 공포)을 기록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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