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신용 위험→유동성 위기→코인판 리먼사태 우려까지
업계 "과거 위기보다 파급 클지도···국내 시장도 악영향 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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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 위기 사태로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급락한 가운데, 당분간 공포 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유동성 회수 과정에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의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다른 코인 업체들의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로 이어져 '코인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FTX의 파산 사태로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무리한 레버리지 행태로부터 시작된 신용 위험이 가상화폐 시장 전반으로 전염된 양상이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유사하다고 우려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신용 위험으로 촉발돼 전염되고 있는 현재의 양상은 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도 유사하다"면서 "루나 사태로 인한 유동성 경색에 FTX가 구제금융을 지원했던 것과 현재 구제 금융을 받는 것이 대조되면서,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회의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도 이번 FTX 사태가 마지막 위기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리먼이 파산한 뒤 다른 투자은행들도 잇달아 파산했던 것처럼 FTX 파산 뒤 다른 암호화폐 업체의 파산도 잇따를 것"이라면서 "FTX 위기가 암호화폐 업계의 마지막 위기가 아닐 것이다. 다른 암호화폐 회사의 실패에 대한 뉴스가 곧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접적으로는 FTX 거래소와 관련해 알라메다 리서치와 관련된 프로젝트, 코인, 투자자들의 손실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글로벌 거래소의 연쇄적인 파산 △이더리움·솔라나 등의 가격 하락으로 인한 디파이 청산 △테더 등 스테이블 코인의 붕괴 시나리오까지 쏟아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전략가들은 앞으로 몇 주간 디레버리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1만300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1만7000달러를 소폭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3000달러 이상 가치가 더 폭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는 기관 등의 가상화폐 관련 투자가 금지돼 있고, 특정금융정보법 등의 규제를 고려할 때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내 극심한 변동성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글로벌 굴지의 코인거래소가 파산 위기에 휩싸이면서 가상화폐 자산가격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심리에 내몰려 대거 코인을 내던질 경우 거래소들의 상황까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신뢰가 재차 무너졌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 붕괴 시 전통 금융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오대영 KB증권 연구원은 "테더는 미국 재무부의 규제를 받고 있고, 시총 1위로의 붕괴 연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알라메다 리서치가 테더의 2대 발행 고객이라는 제보와 알라메다 리서치에서의 USDT 매도 정황으로 디페깅(가치 유지 실패)이 진행됐다. 테더사가 보유한 준비금 680억 달러 중 미국 국채가 397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은 향후 충격 시 전통금융에도 충격이 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박성준 기자 p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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