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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주호영, 당내 '김은혜 퇴장' 반발에 "사정 알면 생각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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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불만을 표했죠. 주 원내대표가 '웃기고 있네' 필담 논란과 관련해서 김은혜 수석 등을 운영위에서 퇴장시킨 점을 비판했는데요. 주 원내대표는 앞뒤 사정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란 취지로 일축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친윤계,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대처럼 활약 중이죠. 윤 대통령을 향한 대내외의 공격에 육탄 방어로 맞서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의 뜻을 널리 전파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기도 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MBC는 편파 방송, 왜곡 방송을 했습니다. 과연 MBC를 언론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냐,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 그것이 언론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저는 부끄럽다고 생각을 합니다. (전용기에) 어느 기관을 참여 시키냐, 참여 안 시키냐는 대통령실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의사를 내비친 당내 인사들이 있다면 친히 계도에 나서는데요. 말 그대로 선도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11일) '줌 인'은 친윤계에게 경고장을 받은 3인방에 포커스를 맞춰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첫번째 인물은 주호영 원내대표입니다.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지난 8일) : 의원님들의 말씀을 듣고 한 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고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8일) : '웃기고 있네' 이렇게 말씀하신 게 사적 대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원장님께서 퇴장 조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8일) : 특히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에 대한 모욕이고 그 유족들에 대한 무시이기도 합니다.]

[주호영/국회 운영위원장 (지난 8일) :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서 수감 태도를 문제로 퇴장시킨 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만한 국정감사 진행을 위해서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께서는 좀 퇴장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웃기고 있네'란 필담으로 논란이 된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키는 장면이죠. 친윤계는 이 모습이 상당히 못마땅했나 봅니다. 주 원내대표의 퇴장 조치는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며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밀려났다는 평도 있지만 여전히 윤핵관으로 통하는 인사죠. 장제원 의원은 주 원내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두 번을 세워서 사과를 시켰는데, 벌을 두 번 준 것"이라며 "대통령 참모인데 퇴장을 시킨다는 게 맞냐"고 따져 물었는데요.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음성대역) :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게 나는 맞나 싶어요. 의원들 사이에서 부글부글했습니다.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그런 감정을 갖고 있어요. 주 원내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걱정이 됩니다.]

장 의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퇴장 조치는 과했다는 입장인데요. 문재인 정부 강기정 정무수석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김은혜 수석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는 겁니다.

[나경원/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 그렇게 우기시지 말고요. 우기시지 말고, 제발… ]

[정의용/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의원님. 그럼 제가, 우리 안보가 불안하다고 말씀을 드려야되겠습니까.]

[강기정/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 아니 답변을 요구해놓고 우기다니가 뭐예요! {강기정 수석!} 우기다니가 뭐예요! 우기다가! 말씀 조심하세요!]

[유한홍/당시 미래통합당 의원 (2020.07.27) : 동부지검장 하시다가 4월달에 갑자기 차관으로 바로 발령이 나셨습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건하고 관련이 있는거 아닙니까, 차관으로 발령난게? {소설을 쓰시네}]

[유한홍/당시 미래통합당 의원 (2020.07.27) : 국회의원들이 지금 물어보는데 지금 장관이 그 자리에 앉아서 '소설을 쓰고 있네.' 우리가 소설가입니까, 국회의원들이?]

[추미애/당시 법무부장관 : 질문도 질문 같은 질문을 하세요.]

두 사례에서 논란이 된 당사자들이 퇴장 당하는 일은 없었는데요. 장 의원은 이번 건의 경우 주 원내대표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했다고 본 듯합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음성대역) :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이끌수 있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은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고, 소수 여당이니 자존심은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이 됩니다.]

친윤계가 당 윤리위였다면 주 원내대표에게 경고에 준하는 징계를 내린 셈인데요.

사실 최근 주 원내대표의 스탠스, 이분과 비슷합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4일) : 윤석열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꼽히지만 이제는 친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을 받는 인사인데요. 안철수 의원입니다. 반윤도, 그렇다고 친윤도 아니니 사이 간(間) 자를 써서 '간윤'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9일) : (웃기고 있네) 그건 정말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나마 저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제대로 거기에 대해서 대처를 했다고 (웃기고 있네) 그건 정말 적절하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처럼 간윤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통령실이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는 결이 다른 애매한 태도를 취했는데요. 처음엔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도 받아들일 것처럼 얘기했었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4일) : 저희들도 국정조사를 배제하거나 안 하겠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3일) : 국정조사 요구서를 본 다음에 수용 여부라든지, 범위라든지, 시기라든지 이런 것을 판단할 예정입니다.]

참사 초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으로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는데요. 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비판했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일) : 저는 적절한 발언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실이나 친윤계 입장에선 곱게 보일리 없는 언사였을 텐데요. 결국 이번 퇴장 조치가 친윤계의 공개 경고를 이끌어낸 트리거가 된 듯합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자기 정치를 한다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내가 뭐 내 정치하겠습니까. 그건 뭐 각자 생각이 다 다를 수 있으니까, 저는 원만한 회의 진행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그런 결정을 했던 겁니다.]

이번엔 친윤계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당내 인사입니다. 윤리위 징계로 따진다면 당원권 정지 6개월쯤 될까요? 연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인물인데요.

[유승민/전 의원 (유튜브 '노멀정치' / 지난 2일) :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금 이 팀으로 그대로 국정을 이끌어가기가 굉장히 힘들 거다. 제가 오늘 정부를 재구성한다는 각오로 하라고, 결단을 하라고 말씀을 드린 게 이럴 때는 저는 아직 임기가 4년이 넘게 남았으니 이럴 때는 대통령께서 정말 새로 한번 출발을 해보겠다, 그런 각오를 가지고 일단 하시기를 바라는 그런 의미에서 말씀을 드린 거고…]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어제도 윤 대통령을 향한 독설을 이어갔는데요.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2개 올렸죠. 하나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꼬리 자르기식 책임 묻기는 안 된다는 취지였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음성대역) :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도자의 위선과 거짓을 국민은 꿰뚫어 봅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팻말은 허언이 되어 버렸습니다. 용산경찰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걸로 꼬리를 자르고, 일선에서 사력을 다해 뛴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긴다면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습니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경구를 좋아한다던 윤 대통령이 정작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는 비판입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감싸는 태도를 문제 삼은 건데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지난 7일) :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되는 거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이 정신을 못 차리면 여당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음성대역) : 윤 대통령은 윤핵관들에게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장관 한 명 방어도 못하나"라고 짜증을 냈다고 합니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합니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합니다.]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도 질타했는데요. '자유는 사람들이 듣기 싫은 것을 말할 수 있는 권리'라는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해 윤 대통령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평소 자유를 가장 중시하던 윤 대통령이 정작 자유를 훼손하는 판단을 내렸다는 건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9월 26일) : 대한민국이 자유와 인권, 평화와 법치라 이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제 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현지시간 9월 20일) :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자유를 지켜야 합니다.]

유 전 의원은 "순방은 국익 때문"이란 말에 동의하지만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국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유 전 의원의 이런 거침 없는 고언은 친윤계로선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행 비대위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내부를 향해서만 뒤틀린 언사를 남발한다면 우리의 동지가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대표적인 2030 친윤계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도 유 전 의원을 거칠게 비난했던 바 있습니다.

[장예찬/청년재단 이사장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난 3일) :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도 안 하는 주장을 선제적으로 한 것은 굉장히 얄팍한 정치적 노림수다. 이런 식으로 정치하실 거면 그냥 나가서 하세요.]

바늘 가는 데 실 가듯 유 전 의원과 호흡을 맞추는 인사도 있죠. 이미 친윤계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데 이어 영구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인데요. 블랙카드를 받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입니다. 유 전 의원이랑 미리 의견이라도 교환한 듯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요. "'자유'라는 두 글자가 가진 간결함과 무거움, 그리고 어려움"이라고 짧게 적었죠.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을 에둘러 저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두문불출하며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당 대표로서 겪었던 일련의 사태를 회고하고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드러내는 책을 내겠단 계획이죠. 책에는 윤 대통령과 친윤계 관련 내용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재섭/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어떤 다른 정치인들을 비판한다 그러면 그것은 단순히 폭탄을 던지는 수준이 아니라, 자폭을 하는 수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폭탄을 던지는 식으로 쓰진 않을 것 같고, 정말 말 그대로 어떤 자신의 정치적 생각들을 정리하는 작업물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됩니다.]

윤 대통령을 언급하더라도 폭로성 내용은 없을 것이란 예측인데요. 폭탄일지 그냥 폭죽일지는 책이 출간된 이후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친윤계의 경고를 받은 3인방의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정당 안에서는 당연히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법이겠죠.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만 민주 정당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영화 '브레이브하트' : 자유!!!!]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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