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하천 정비 사업을 이유로 수백 그루의 살구나무가 제거돼 논란이 됐던 청주 가경천에 최근 새로운 보행교가 생겼는데요. 하지만 마치 육교로 보일 듯한 큰 높이차에 주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태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시작된 가경천 하천정비사업.
최근 완공을 앞둔 교량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언뜻 육교로 보일 정도로 도로와 뚜렷한 높이차를 나타냅니다.
180m의 거리를 두고 지어진 2개의 교량 모두 진입 도로와 2m 이상의 단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차선희/충북 청주시 가경동 : 계단을 만들면 자전거나 유모차나 배달 오토바이 같은 게 하나도 못 다니잖아요. 자전거 같은 것도. 그래서 우리도 지나가며 그러는 거예요. 도대체 이걸 왜 이렇게 높게 만든 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이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기존에 있던 보행교가 홍수위보다 낮은 곳에 있었기 때문인데 하천 기본 계획에 따라 기존 교량을 철거하고 홍수위보다 높은 보행교를 가설하면서 빚어졌습니다.
이를 두고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구간은 지난 2017년 수해 때에도 큰 문제 없이 지나갔던 곳으로 지나치게 법적 기준에만 집착했다는 지적입니다.
[박봉순/충북도의원 : 지금 설계자나 발주자나 전혀 현장을 와서 보지 않고 그냥 계산 식으로만. 말 그대로 탁상행정식으로….]
충청북도는 경사로 설치에 대해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 중이라고 밝혔지만, 경사도를 감안하면 교량의 길이만큼이나 긴 진입 경사로는 불가피하고 경우에 따라 추가 예산을 들여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년 전 사업을 위해 150여 그루의 살구나무를 베어내며 시작부터 주민들의 원성을 자아냈던 가경천 정비사업.
이번에는 육교 같은 보행교 가설로 주민들이 이용을 꺼리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CJB 이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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