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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유동성 위기에 놓인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회사 파산을 막기 위해 1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분주하게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1만6000달러 선이 붕괴하며 폭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예상을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영향으로 1만7000달러대로 반등했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와 코인업체 대표들을 만나 자금 지원을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플랫폼 트론을 창업한 저스틴 선, 코인거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테더 플랫폼 등을 접촉하고 이들 업체로부터 각각 각각 1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벤처펀드 세쿼이아 캐피털과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 등과도 구제금융 확보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 CEO가 조달하려는 자금 규모는 정확하진 않지만, 언론은 투자자들을 인용해 60억~94억달러(약 8조2000억~12조8000억원)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있다.
뱅크먼-프리드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업계의 여러 플레이어와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자금조달) 성공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것도 암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무구조 부실 의혹으로 FTX 유동성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관계회사 알라메다리서치를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중 투자자들을 만나 알라메다가 FTX에 약 100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FTX가 고객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거래를 목적으로 예치해둔 자금을 사용해 알라메다에 자금을 빌려줬는데, 뱅크먼-프리드 CEO는 이 판단이 잘못됐다고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FTX는 16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절반가량을 알라메다에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FTX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빼가는 '뱅크런' 사태에 이틀간 자금 인출을 막았으나 이날 일부 자금의 인출을 재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바닥을 모르고 주저앉던 비트코인은 이날 반등하며 일단은 한숨을 돌렸다. 지난 9일 2만달러 선이 붕괴한 뒤 전날 1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이날 1만7000달러 대로 반등한 상태다. 이더리움은 9% 가까이 올랐고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5% 이상, FTX가 거래를 지원해온 솔라나는 20% 이상 올랐다.
힌 외신은 "FTX 문제가 가상화폐에서 더 큰 신뢰의 위기를 촉발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전날 1만6000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자산 시장과 함께 가상화폐 가격도 띄웠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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