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유동성 위기에 거래량 ↑
투자자 대거 매도
일부 저가매수세 유입
가격 반짝 오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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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거래소 FTX에 대한 인수를 철회하면서 국내 가상시장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가상자산거래소에선 9일 급락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저가 매수세가 쏠리면서 반등한 반면, 다른 거래소들은 매도 물량이 쌓이며 '패닉셀(공포의 매도)' 모습도 관측되며 가상자산을 현금 인출하는 '코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일 오전 9시56분 기준 국내 점유율 1위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2.18% 오른 2342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코인원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그렸는데 전일보다 2.30% 상승한 2347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빗썸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전일보다 7.10% 내린 2346만원으로 집계됐다.
FTX 사태 이후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은 대폭 늘었다. 가상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경우 지난 8일 낮 12시 기준 거래량 14억8474만달러(약 2조252억원)를 기록한 이후 이날 오전 1시에는 41억8220만달러(약 5조6995억원)까지 치솟았다. 빗썸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는데 같은 기간 거래량이 2억6877만달러(약 3661억원)에서 8억7368만달러(약 1조1907억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거래량 증가는 FTX 사태로 코인 가격이 급락하자 투자자의 대거 매도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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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유동성 위기를 겪던 FTX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뒤집었다. 그 결과 FTX 사태로 인해 2만달러대에서 1만8000달러대로 추락한 이후 횡보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11월 이후 최저인 1만5000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국내 거래소에선 2200만원대까지 내렸다.
코인 시장이 직격탄을 맞자 투자자들은 코인을 내다 팔기도 했지만 일부 거래소에선 저가 매수에 나서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업비트와 코인원에선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냈는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빗썸과 코빗에선 여전히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코인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를 맞고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하락하면서 국내 거래소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 하락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장기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FTX 사례처럼 뱅크런(고객이 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 사태에 대한 우려는 현재까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은 투자자의 예치금을 가상자산사업자의 고유재산과 구분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원화마켓 거래소는 사업보고서와 분기·반기 보고서를 통해 고객이 맡긴 예수금을 부채로 표시해 공시하고 있으며 보관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현황도 공개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국내에선 거래소가 고객의 자산을 운용할 수 없고 다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뱅크런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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