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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MBC에 “이번 순방 때 전용기 탑승 불허”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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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논란’ 보도 문제 삼아

MBC “언론 취재 제약” 반발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9월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손을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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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순방에서 MBC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9일 저녁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MBC 기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이라며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 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는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21일(현지시간) 미국 순방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동행했던 국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MBC를 비롯한 국내외 언론은 윤 대통령 발언이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바 없으며, ‘바이든’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26일 박성제 MBC 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음성 분석 전문가도 해석이 어려운 발음을 어떤 근거로 특정했는지”, “소속 기자가 임의로 특정한 것이라면 대통령실 발언 취지 및 사실 확인을 위해 거친 절차는 뭔지” 등을 물었다. 국민의힘은 같은 달 29일 박 사장 등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MBC는 당시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가 같은 보도를 했음에도 MBC만을 상대로 이런 공문을 보내온 것은 MBC를 희생양 삼아 논란을 수습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며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MBC에 대한 공격이 언론의 공적 감시와 비판 기능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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