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공채 시즌인데···되레 쪼그라든 기업 일자리
교육 -9.3%, 금융·건설 -8% 등
불확실성 커져 공고 17만건 그쳐
고용 이끈 IT·물류마저 구인 줄어
취업자 20개월째 늘었지만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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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국내 10개 업종 중 8개 업종의 구인 수요가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공개 채용 시즌인 3분기에 오히려 채용 규모가 축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고용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부의 평가와 달리 구직자가 체감하는 고용 시장의 한파가 이미 시작됐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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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취업 플랫폼 사람인HR에 따르면 올 3분기 10개 업종 중 8개 업종에서 구인 공고 게재 건수가 2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업종별로 보면 교육 업계의 구인 공고 수가 9.3% 줄며 가장 많이 감소했고 건설업과 은행·금융업(-8.0%), 미디어·디자인업(-5.6%)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직전 분기보다 공고 수가 늘어난 업종은 기관·협회와 의료·제약·복지업뿐이다. 사람인HR 측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구인 공고 게재 건수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업의 공채가 활발한 3분기에 오히려 구인 수요가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2020년 3분기만 해도 구인 공고 증가율이 16.5%에 달했다. 사람인HR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구인 공고 수가 17만 건 내외였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에는 19만 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약 17만 건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수 20개월 연속 증가 등 양호한 고용지표와 달리 구인 현장에서는 고용 활력이 떨어지는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1100명을 신규 채용한 네이버는 올해 채용 규모를 600명대 수준으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카카오 역시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 세 자릿수에서 올해 두 자릿수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용 훈풍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달 같은 운수·창고업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대비)도 2월 13만 5000명에서 10월에는 5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더욱이 경기 둔화로 내년 채용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실상 고용 쇼크가 본격화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익성 악화와 자금 시장 경색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채용 축소와 인력 구조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종=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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