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국내 정유 4사의 3분기 실적이 쪼그라든 성적표로 마무리됐다. 직전 분기만 해도 '횡재세 도입'이 거론될 정도의 호실적을 냈지만 상황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4분기 역시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9일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6조4388억원, 영업이익은 81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보다 매출액(16조988억원)은 2.1% 늘었지만, 영업이익(2조1321억원)은 61% 급감했다.
정유 부문은 매출액 13조4277억원, 영업이익 5588억원을 기록했다. 최대 실적을 낸 전 분기와 매출은 비슷하지만,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2조4527억원과 영업이익 93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내 파라자일렌(PX )시설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 분기보다 늘었다. 윤활유 부문은 매출액 5584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늘었다.
정유업계는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적 불안의 요인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일단 최근 개선된 정제마진은 반가운 신호다. 이달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4.6달러로 1주일 새 2달러가 올랐다. 지난 9월 셋째주 정제마진이 0달러를 기록한 후 6주 만에 손익분기점(BP)에 도달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대표적인 수익 지표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대규모 감산 결정과 동절기 에너지 수요 증가 등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의 하락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정유업계의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할 만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중국의 석유 제품 수출 증가 등 불안 요인도 상당하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량(3억5433만배럴)과 수출액(443억3600달러)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정유업체 등이 올해 말(11~12월)부터 내년 초에 걸쳐 석유 제품의 수출을 확대한다고 밝힌 것이 국내 정유사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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