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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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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美미사일 포획한 러, 이란에 자폭드론 받고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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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8월 이란산 드론이 발사를 준비 중인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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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자폭용 드론을 제공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포획한 서방의 최신 무기를 이란에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스카이뉴스 등은 익명의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크렘린궁이 이란산 자폭용 드론을 들여오기 위해 서방의 최첨단 군사 무기와 함께 1억2000만 파운드(약 1910억원)가 넘는 현금을 비밀리에 이란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넘긴 서방 무기에는 영국의 차세대 경량 대전차미사일 NLAW와 미국의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휴대용 방공 시스템 스팅어 미사일 등으로 추정된다. 이들 무기는 개전 초기부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것으로, 전장에서 러시아군의 손에 일부 넘어간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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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의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훈련에 나선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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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황은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 8월20일 오전 1시17시에 촬영된 위성사진엔 무기와 현금을 실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테헤란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에 놓여있다. 오전 3시32분 찍힌 두 번째 사진엔 항공기 1대가 시설 활주로로 이동하고 다른 1대는 방향을 튼 것이 보인다. 오전 7시1분 마지막으로 촬영된 사진에선 항공기 2대가 모두 떠난 것이 확인됐다.

소식통은 "러시아 항공기들은 이란이 넘겨준 샤헤드-136 드론 100대를 포함해 총 160대의 드론을 싣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향후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1억7500만 파운드(약 2785억원)어치의 드론을 추가로 공급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방 측에선 이란이 러시아를 통해 취득한 서방 무기를 연구해 자국의 군사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란 내 강경파 군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서방 무기를 해체한 뒤 역설계를 시도할 것"이라며 "서방 무기를 본뜬 무기가 미래의 전장에서 서방을 향해 날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사실 확인에 나선 상태다.

한편, 서방과 우크라이나 측은 이란산 자폭용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에너지 인프라 시설과 민간인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저스틴 브롱크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러시아에 샤헤드 드론을 주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러시아 공격 효과가 현격히 저하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이 같은 주장을 줄곧 부인하다, 지난 5일 "러시아에 드론을 보낸 건 개전 이전의 일"이라고 드론을 보낸 사실은 일부 시인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뿐 아니라 첨단 정밀 탄도미사일까지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바딤 프라이스타이코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의 이란산 탄도미사일 구매가)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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