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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젤렌스키 “러 우크라 침공이 기후대응 퇴보 결정적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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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7 화상연설 ‘에너지 무기화’ 비난

전쟁 종식 없이 기후위기 해결 불가능

러發 에너지대란, 석탄사용 증가 불러

개전 6개월만에 숲 500만에이커 파괴

푸틴 식량수출 방해, 개도국 고통 가중

개도국 정상들, 선진국에 보상 촉구

에너지기업 ‘횡재세’ 도입 재원 삼아야

헤럴드경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7) 정상회의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퇴보시키는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왼쪽).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7) 정상회의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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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7) 정상회의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퇴보시키는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에 나서 “러시아가 벌인 침략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실제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그저 언어적 수사만 던지는 사람들은 전 세계 국가들이 약속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방해꾼들”이라며 “러시아의 완전 철군을 통한 평화 없이는 효과적인 기후 정책 역시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등이 겪고 있는 ‘에너지 대란’이 석탄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화석 연료 소비 증가를 불러왔다며, 이런 현상의 주요 요인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에너지 무기화’ 때문이라고 비난의 칼날을 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COP27 참석을 거부하며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전쟁 개전 6개월 만에 우크라이나 숲 500만에이커가 파괴됐다”며 “러시아의 공격으로 작물 재배가 불가능했고, 곡물 수출까지 방해했던 러시아의 행위로 글로벌 식량위기가 야기됐다. 이는 특히 기후변화 피해가 심각한 개도국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COP27에 참석한 개도국 정상들은 신속한 기후변화 대응 행동 촉구를 넘어서 선진국이 책임 있는 보상에 하루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번 COP27에서는 기후변화가 유발한 ‘손실과 피해’ 문제가 유엔 기후 총회 시작 후 30년 만에 공식 의제로 채택된 바 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카우사 나타노 총리와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최악의 홍수를 올해 경험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이 같은 주장을 내놓는 선봉장 역할을 자임했다.

샤리프 총리는 “지금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하며, 우리에겐 다른 지구(planet B)가 없다”며 “기후 위기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피해자인 개도국을 도와야 한다. 다만, 개도국을 빚의 올가미에 내던지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떼돈을 버는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물려 개도국에 대한 보상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의견이 극명히 갈렸다.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도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이 기후 피해 당사국들을 돕는 기후기금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의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한발 더 나가 “작은 섬나라들이 화석연료세를 받지 못한다면, 이 문제를 국제법으로 가져가 오염 유발국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곳은 세금 규정을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기후변화의 결과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을 함께 개발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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