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을…'입동' 지난 강릉에 봄꽃이 활짝 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이 지난 요즘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개나리가 활짝 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강릉은 이번 가을 들어 한때 영하의 기온까지 떨어질 정도로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요즘 강릉 경포호 산책로 주변에는 노란 개나리가 마치 봄처럼 노란 꽃망울을 터트려 산책에 나선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호수에는 청둥오리 등 겨울 철새들이 잔뜩 찾아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것과 대조를 보입니다.

최 모(36)씨는 "운동을 나왔다가 계절을 잊은 개나리가 잔뜩 핀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이상기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냥 신기해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강릉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의 하류 쪽 둑길에도 노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시내 홍제동 양지바른 도로변에는 연분홍 철쭉이 활짝 폈습니다.

잎은 붉게 단풍으로 물들어 꽃이 더욱 화사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차 운전자들이 신기한 듯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한 나무에만 핀 것이 아닙니다.

주변 철쭉 대부분이 봄처럼 뭉텅이로 핀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게 5∼10여 송이씩 꽃을 피웠습니다.

인근에는 5월에 주로 피는 장미가 듬성듬성 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교1동 주택가에는 하얀 사과꽃이 폈습니다.

이번 가을 강릉에는 기온, 강수량 등 기후요소가 평년과 비교해 현저히 높거나 낮은 극한 현상인 이상기후가 수치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11년 기상관측 개시 이후 강릉의 11월 평균기온은 9.5도, 최근 10년간도 9.7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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