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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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법당국이 10년 전 한 해커가 훔친 비트코인 5만여 개를 압수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가운데 회수한 비트코인 가치가 1년 새 3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해커 제임스 중(James Zhong, 32)이 2012년 온라인 암시장(다크넷)인 실크로드에서 훔친 비트코인 5만676개를 지난해 압수수색을 통해 회수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중의 자택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의 규모가 2016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 해킹 관련 올해 2월 압수한 비트코인 9만4000개(당시 가치 36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라며 압수 당시 가치가 33억3000만 달러(약 4조6804억원)에 달했다고 했다. 데미안 윌리엄스 미 뉴욕 남부 지방 검사는 "약 10년 동안 묘연했던 막대한 비트코인의 행방은 33억 달러가 넘는 미스터리로 부풀려졌었다"며 "최첨단 암호화폐 추적과 구식 경찰 업무 덕분에 행방이 묘연했던 범죄 수익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의 자택에서 압수된 비트코인의 현재 가치는 10억 달러에도 못 미친다. 압수 당시 1코인당 6만 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2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압수된 자산의 가치도 1년 새 3배 이상이 줄어든 것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 기준 8일 오후 1시 10분 현재 비트코인은 1코인당 1만9699.47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실크로드에서 도난당한 비트코인을 추적하던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9일 조지아에 있는 중의 자택을 급습했고, 자택 지하 금고와 욕실 벽장 안 담요 아래 숨겨져 있던 컴퓨터 안에서 비트코인을 찾아냈다.
텔레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로 체포된 그가 지난주 실크로드에서 비트코인을 훔쳤다고 자백하고 유죄를 선고받게 되면서, 미 당국도 뒤늦게 비트코인 압수 사실을 공개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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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는 로스 울브리히트에 의해 설립돼 2011년부터 약 2년간 운영된 최초의 다크웹으로 마약 달러 등 범죄자들이 자금을 세탁하는 장소로 주요 이용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3년 10월 실크로드를 폐쇄했고, 설립자 울브리히트는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중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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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취약성 노린 해킹 범죄…"올해 피해액 역대 최대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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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에 따르면 중은 시장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2012년 9월 실크로드에 9개의 익명 계정을 만들어 각각 200~2000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140개 이상의 거래를 빠르고 연속적으로 유발해 사이트의 인출 처리 시스템을 교란시켜 약 5만개의 비트코인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했다. 이후 훔친 비트코인은 자신이 관리하는 여러 개의 모바일 지갑으로 옮겼다.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의 타일러 해처 특수요원은 "중은 실크로드에서 비트코인을 훔치기 위해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인 중은 대외적으로 2014년 조지아에 자체 등록한 JZ캐피탈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투자 및 벤처캐피탈 업무를 해왔고, 자신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소개했다.
한편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해킹 등의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는 지난달 13일 기준 올해 발생한 암호화폐 해킹 피해 건수가 이미 123건이고, 피해액은 3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며 올해 암호화폐 해킹 피해 규모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지난달 해커들의 해킹으로 5억70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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