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
종부세 대상, 1년 새 29% 늘어 120만명
8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가 12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해당 세금을 내는 사람이 100만명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종부세 납세자는 93만1000명이었다. 1년 새 26만9000여명(29%)이 늘었다. 2017년엔 종부세 대상이 33만2000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0년 기준 전국 주택 소유자는 1470만명(통계청)이다. 이 중 120만명이 종부세를 내는 것으로 비율로 따지면 8.2%에 달한다. 같은 해 가구당 평균 인원이 2.37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종부세 부담을 지게 되는 인원은 더 불어난다. 종부세는 개인을 대상으로 과세하지만 가구 구성원도 그 부담을 같이 질 수밖에 없어서다.
━
5년 전엔 2.4%만 냈는데
2017년엔 주택 소유자가 1367만명이었다. 이때 종부세 대상자는 33만2000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2.4%에 불과하다. 주택 소유자는 7.5% 늘어났는데 종부세 대상은 3.6배 불어났다. 종부세를 도입하고 지금까지 유지된 데는 “일부 부자에 대한 과세”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 납세자가 10%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 더는 극소수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세금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종부세가 임차인 세 부담으로 전가될 수도 있기 때문에 영향 범위는 단순히 과세 대상자 수보다 넓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시가격 오르는데 공제 기준 그대로
종부세 대상이 늘어난 건 공시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파트 등 전국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평균이 19.1% 오른 데 이어 올해도 17.2% 상승했다. 공시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는데 종부세 과세 기준은 그대로다. 기본적으로 공시가격 6억원 이상, 1주택자에겐 특례를 적용해 11억원 이상을 적용한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특별공제 기준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려고 했다. 이를 추진했으나 야당 반대에 부딪히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11~14억원 사이 1주택 보유자 약 10만명이 정부 발표를 보고 기대한 것과 달리 특별공제 혜택을 받지 못 하게 됐다. 이들이 종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종부세·양도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재부는 올해 종부세액을 지난해(4조4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약 4조원으로 추산했다. 종부세 계산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95%에서 60%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택분 종부세는 공제하고 난 공시가격 합계액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 다음 세율을 곱해 산정한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만약 법을 개정(특별공제 기준 상향)했다면 약 10만명이 종부세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며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법 개정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하고, 일시적 2주택자의 주택수를 제한하는 방안으로 종부세수를 전년 수준인 4조원에 맞췄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금리가 오르면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조세 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선 실거래가가 공시가격보다 낮은 아파트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종부세가 거둬들인 수입에 과세하는 형태가 아니다 보니 집값이 내려가는 상황에선 종부세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1~9월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종부세 불복 심판청구는 3843건으로 지난해보다 14배 늘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