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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성장보다 내실…유가 고공행진에도 활력 잃은 美셰일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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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증가·낮은 채산성 등으로 추가 생산 주저

인력난까지 겹쳐… 생산 둔화 내년까지 이어질 듯

높은 유가에도 올해 셰일 오일 생산량 전망치 밑돌아

헤럴드경제

미국 텍사스의 이글포드 셰일 지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유가 시대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던 미 셰일업계가 높은 물가와 낮은 채산성을 이유로 증산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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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셰일업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산유국 감산 조치 등으로 국제 유가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서도 증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공급망 침체, 낮은 채산성이 발목을 잡으면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셰일업계 분위기가 침체돼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국 셰일 오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안해진 전세계 석유·천연가스 공급망의 구원투수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올해 들어 중소 셰일업체들이 채산성 문제로 포기했던 셰일 유정에 대한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셰일업계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미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코노코필립스는 3분기 순이익이 4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4일 밝혔고, 미 최대 셰일 생산지인 퍼미안 분지의 최대 기업인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는 같은 기간 약 20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업계는 “성장보다는 내실”이라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급격한 비용 상승과 함께 극도로 긴축된 공급망이 산업 전반의 생산 증가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상승이다. 물가 상승과 더불어 자재 가격이 치솟았고,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임금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퍼미안 분지의 생산성까지 악화하면서 전방위적인 생산 비용 상승이 발생했다. 제임스 웨스트 투자사 에버코어 이사는 “내년까지 생산 비용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셰일 오일 생산자들은 내년에도 생산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올해 셰일 오일 생산량은 업계와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코노코필립스 측은 당초 올해 미국 전체 석유 생산이 하루 90만 배럴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실제 생산량이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8월 석유 생산량 증가율은 3% 수준인 하루 28만8000배럴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형 석유 회사들의 셰일 오일 생산량도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엑손모빌은 최근 퍼미언 분지 내 석유·가스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20% 증가해 당초 목표인 25% 성장에 미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셰브론은 생산 속도 둔화로 퍼미언 분지 내에서 올해 목표로 했던 하루 70만배럴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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