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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얼굴 갖다대면 문열어주고 자동결제...날로 진화하는 무인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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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스캔만으로 결제까지
운영 쉽고 인건비 부담 줄여
무인 점포 등서 적용 확대

CU·세븐일레븐 로봇배송 도전
로봇이 아파트 계단 올라와
문앞까지 도시락·커피 배달


택배 배송에서부터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수납에 이르기까지, ‘동네 가게’를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이 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 다시 한 번 진화하고 있다. 야간 무인점포에 인공지능(AI) 안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로봇 배송과 드론 배송을 시범 도입하는 등 신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점포다. 하이브리드 점포는 주간에는 사람이 있고 야간에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를 말한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들은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점포 중 일부를 스마트 매장으로 운영하며 향후 도입 가능한 기술들의 경제성 등을 시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U의 AI 안면 인식 키오스크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얼굴 정보와 고객 정보를 최초 1회만 등록하면 재방문시 얼굴 스캔만으로 매장 출입과 상품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점포 내에는 상품 이동과 동선을 추적하고 이상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카메라 등 30대의 AI카메라가 달려 있고, 15g 안팎의 무게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무게 센서가 선반에 장착돼 있다.

이마트24의 스마트 편의점은 들어갈 때 신용카드를 인증하고 원하는 상품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이 곳에도 AI카메라와 선반 무게 센서 등이 적용됐다. 갑작스럽게 고객이 쓰러지거나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등 비명을 지르는 상황도 인식할 수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 4곳(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하이브리드 점포 수는 지난해 2040개에서 올해 2961개로 45% 증가했다. 특히 후발 주자인 이마트24의 경우 하이브리드 점포수만 1400여곳에 달했다.

하이브리드 점포 확산은 매출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건물 내에 입점한 편의점은 야간에 방문 고객 수가 많지 않아 아예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곳들이 하이브리드 점포로 전환하면서 GS25의 경우 일평균 매출이 약 12% 증가하는 효과를 봤고 CU도 평균 매출이 28% 상승했다. 점포에 따라서는 매출이 최대 45% 늘어난 곳도 있었다.

아예 사람이 필요없는 무인 점포도 늘어나는 중이다. GS25의 무인 점포 수는 지난해 45곳에서 올해 84곳이 됐다. GS25 관계자는 “인건비 때문에 기존에는 입점하기 곤란했던 골프장 내 그늘집, 기숙사 내 매장 등에 무인 점포를 설치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편의점들은 드론배송이나 로봇배송도 시도하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은 경기도 가평에서 펜션 단지 여행객을 대상으로 드론 배송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지난 9월부터는 서울 방배동 일대에서 로봇배송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드론배송의 경우 단 한 개의 상품도 무료 배송하며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주말에는 평균 10건, 평일에는 5건 안팎이다. 방배동에서 이뤄지는 로봇배송도 배달료가 없고 일평균 6건 정도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아직 시범 운영 단계”라며 “본격적인 대중화에 대비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CU도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나이스정보통신과 손잡고 내년부터 로봇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인근 임직원 아파트에서 시범 운영하며, 추후 멤버십 앱 ‘포켓CU’ 배달 주문과 연동해 편의점 로봇 배송 상용화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로봇 배송에 쓰이는 로봇은 기존 배달 로봇과 달리 도심 내 아파트의 높은 계단, 비탈진 보도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경사로나 장애물을 이동할 때에도 적재함을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어 도시락, 커피 등 음식 배달에도 적합하다”며 “사람이 없어도 로봇이 스스로 내용물을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로봇·드론배송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배송 등을 위한 관제시스템 구축 비용도 따로 들어가고, 현재 수도권은 오토바이 배달 시스템도 잘 돼 있어 경제성이 높다는 확신이 있어야 상용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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