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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Pick] '22년 전 도면' 보고 땅 아래로…그곳엔 매몰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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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좌표 오차'에 2차 시추 작업도 실패…"측량 전문가·천공기 추가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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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로 지하에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2차 시추작업이 실패했습니다.

1차 시추작업에 이어 2차 시추작업에도 '좌표 오차'라는 똑같은 이유로 실패한 것입니다.

알고 보니 광산 업체가 두 차례에 걸친 시추작업에서 활용한 안전 도면이 22년 전에 만들어져 실측한 결과와 달랐던 것입니다.

어제(1일) 경북 봉화소방서 등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이날 수직으로 98㎜짜리 구멍을 뚫는 천공 작업을 지하 172m까지 진행했지만 광부들과 접촉하지 못했습니다.

당국은 깊이 170m 지점에 매몰 광부가 대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시추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목표 지점 결정을 위해 활용한 지하 도면이 22년 전에 제작된 것이라, 현재 지형과 차이가 있어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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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광산 매몰사고 고립 작업자의 보호자가 1일 언론에 공개한 실측도.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곳이 전날 76㎜ 시추기가 작업을 한 곳. 거리상 25m가량 떨어진 노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곳이 새로 시추작업을 할 7개 지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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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일) 봉화 광산 매몰사고 고립 작업자의 보호자가 공개한 실측도에는 등고선과 제2 수직갱도 등 광산 내부 도면과 함께 빨간색으로 지하 폐갱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도면 우측 중간에 좌측으로 꺾인 지점이 구조 계획상 시추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사고 광산업체가 지난 29일부터 천공 작업을 벌인 지점은 그보다 아래인 '검은색 볼펜으로 두 줄을 그어둔 곳' 주변입니다.

맨눈으로 봤을 때 실측 장소와 잘못 시추한 지점은 약 25∼30m가량 떨어졌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업체 측 도면이 오래돼 측량에 오류가 있었다"며 첫 시추 때는 급해서 우선 업체 측이 가진 도면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측량전문가와 전문기관 관계자를 초빙하고 정확한 좌표를 설정해 시추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강원도에서 지원 나온 경동상덕광업소 소속 측량 전문가 10여 명과 채탄공 10여 명 등 2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봉화 광산매몰 사고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그 밖에도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총 5대의 천공기가 시추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며, 추가 동원할 천공기 2대를 전국에서 수소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조 당국은 그저께(31일)에도 천공기 두 대를 동원해 각각 지하 185m와 지하 76m 구간까지 시추 작업을 진행했지만 작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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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조 당국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작업은 크게 두 가지로,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시추 작업과 이들이 생존해 있을 경우 구출하기 위한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 지하에서 흙더미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지하에서 채굴 작업 중이던 작업자 7명 중 2명은 이날 오후 8시쯤 자력 탈출, 3명은 오후 11시쯤 광산 운영 업체 측에서 자체 구조했고, 현재 A 씨(62)와 B 씨(56) 등 2명이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 고립됐습니다.

업체 측은 고립된 작업자 2명을 자체 구조하려다 실패 후 시간이 지체되자 사고 하루 뒤인 27일 오전 8시 반쯤 119에 구조 신고를 했습니다.

이에 업체 측은 사고 직후 늑장 구조 신고에 대해 작업자 가족에게 사과하고 119 신고가 늦은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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