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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시민이 넘긴 위기' 이때라도 경찰이 나섰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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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다시피 참사 당일 이른 저녁부터 이태원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지만 현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시민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때 파출소를 직접 찾아가서 위험을 알린 사람도 있었지만, 경찰은 자신들도 그 인파 쪽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 내용, 박찬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참사가 일어나기 3시간 전쯤, 사고가 난 골목에는 이미 올라가려는 사람과 내려가려는 사람이 빽빽하게 뒤엉켜 있었습니다.

위아래 사람들이 각각 서로의 상황을 모르다보니 심각한 정체가 빚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골목 위쪽에 있던 여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황을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시민 :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밑에.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주시고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해요.]

그러자 사람들이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하더니 점차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오, 내려가지는데.]

한 시민의 기지로 위험했던 고비를 한 번 넘긴 것입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골목은 더 혼잡해졌고, 경찰이나 구청 직원 등 현장 인파 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이 거의 없었던 탓에 결국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현장 목격자 : (해당 여성이) 외치신 후에는 훨씬 수월하게 내려가긴 했거든요. 시위로 경찰 인원이 빠졌으면 다시 미리 채워놨으면 이런 일 없었을 것 같고….]

사고 1시간 전에는 사고가 일어난 골목을 빠져나오다 핸드백을 잃어버린 시민이 주변 파출소를 찾아 위험한 상황을 알렸지만,

[시민 : 사람들이 계속 밀어요 (골목) 안에. 사고 날 것 같아요.]

무책임한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경찰 : 저희도 지금 저기 들어가기 되게 어렵거든요.]

정부도 지자체도 방심해서 손 놓아버린 현장에서 시민들의 애타는 외침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노재민, 화면출처 : 아프리카TV 'BJ꽉꽉'·틱톡 'hyerinpark5')
박찬근 기자(ge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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