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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박지훈 기자의 非상장기업 원석 찾기] 빅웨이브로보틱스 | 로봇 매칭부터 컨설팅까지 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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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하기 어려운데 우리 점포에도 로봇 하나 분양해볼까?’

레스토랑, 모텔, 커피숍, 치킨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어떤 로봇이 맞는지 막막할 수 있다.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로봇을 쿠팡이나 옥션에서 구매해 하루아침에 뚝딱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봇공급업체들 역시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힘들게 개발한 로봇과 솔루션을 적절하게 공급할 만한 판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로봇 자동화를 희망하는 고객과 로봇 공급기업을 매칭해주는 온라인 플랫폼 ‘마이로봇솔루션(마로솔)’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본인 사업장에 로봇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 고객들이나 소상공인들은 마로솔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카테고리별로 검색하고 비교하여 견적을 요청함으로써 빠른 시간 안에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마로솔에 입점된 로봇 상품의 수는 약 2000여 개, 수요고객 수는 6만 개 정도로 집계되며 일평균 방문자 수는 1000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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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솔을 통해 도입 가능한 서비스 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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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상품 2000개, 수요고객 6만 건

마로솔은 플랫폼 내에서 로봇의 마케팅 프로젝트 매칭, 스토어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다양한 도입 사례를 통해 고객 눈높이와 트렌드에 맞는 전문 콘텐츠를 제작해 이해를 돕는다. 고객은 로봇의 다양한 현장 도입 사례를 보면서 보다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공급기업은 자사 제품에 대한 자연스러운 마케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는 로봇 도입 사례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로봇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봇을 도입하고자 하는 예비고객은 자동화시키고 싶은 공정, 설치 장소, 예산과 관련된 정보를 기입하고 현장 동영상을 업로드하여 프로젝트를 의뢰한다. 이후 다양한 로봇공급사(제조사 및 SI업체)의 데이터를 확보한 마로솔이 영상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의뢰된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적용 사례와 공급 기업, 로봇제품을 매칭해 추천한다.

한편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지난해 5월부터 마로솔에 스토어 기능을 론칭하여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은 직접 마로솔 내 스토어 탭에서 로봇의 용도 구매방식, 예산, 브랜드에 따라 제품을 세분화하여 검색할 수 있다. 그중 유사 제품 간의 견적, 제품 상세정보, 실제 도입 사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로봇 시장에서 브랜드 중립적인 중개 커머스 플랫폼으로서 특정 제조사나 브랜드에 종속되지 않기에 다양한 로봇 제조사들과 협업하여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 데 유리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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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어를 통해 제품이 판매되면서 마로솔은 판매수수료와 광고비 두 가지의 수익모델을 가진다. 고객들은 일종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신 기존 불투명한 거래구조 등으로 비싸게 로봇을 구매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잘못된 로봇을 구매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광고의 경우 플랫폼 내의 상단 배너, 프리미엄 페이지, 인기 적용 사례, 뉴스레터 배너 등을 통해 게시되는데 월 과금 형태로 이뤄진다. 일반적인 쇼핑몰에 부과되는 방식과 유사하다.

마로솔은 활성화된 국내 유일한 로봇 전문 마케팅 및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대형 포털 사이트나 오프라인 등의 마케팅 수단에 비해 높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중소 업체가 다수이고 판로 개척이나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로봇 제조사가 대다수인 시장에서 공급 기업들은 자사 제품과 솔루션, 적용 사례를 잠재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로솔과 같은 전문 판매 채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시장 포지셔닝 선점을 통해 스토어 입점 기업 증가가 수요 고객을 유입시키고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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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오픈 후 2년 만에 50억원 매출액 예상

마로솔은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해 약 9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오픈한 지 1년 만에 거둔 성과치고는 상당한 수준이다. 올해는 8월부터 자격 연간 매출액을 상회하는 월 매출액을 달성해 2분기에는 매출액이 성장하며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는 연간 약 50억원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시장주도형 로봇 구매지원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로봇을 일시불이 아닌 리스 및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했다. 가격이 부담되는 소상공인에게 정수기나 냉장고처럼 리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부담을 줄인 것이다. 또한 로봇 신품의 판매촉진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중고 로봇 시장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지난 7월에 중고 로봇 마켓 플레이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창업과 폐업이 수없이 일어나는 시장에서 중고 로봇 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마로솔은 RaaS(Robot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확장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 매칭과 스토어 기능을 통해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로봇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기존의 사업모델 외에 클라우드 기반으로 다수의 로봇을 통합, 관제, 및 모니터링하며 자동화 솔루션을 임대하는 등 로봇 판매 이후에도 플랫폼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로봇 제조사 및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로봇 모니터링, 품질관리, 원격제어, 패치, 데이터 수집과 같은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유진영 연구원은 “마로솔은 제조사 중립적인 플랫폼이기에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 유리하다”며 “커머스를 통해 쌓은 데이터와 상품 기획 역량은 빅웨이브로보틱스가 RaaS 플랫폼으로서 유기적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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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빅웨이브로보틱스를 설립한 김민교 대표는 창업 이전에 두산그룹의 로봇 제조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에서 전략 기획 및 국내외 영업을 담당하며 로봇에 대한 지식과 네트워크를 축적한 전문가다. 당시 영업팀장으로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KB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총 15억원을 조달하며 프리시리즈 A(Pre Series A)단계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Interview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가격 문턱 낮아져 서빙로봇 강세 보일 것”


◆문과생이 로봇 산업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로봇이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데, 이런 시대에는 일반 고객들도 로봇을 쉽게 도입 검토하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러기엔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았고 비어 있는 영역들이 많이 보였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서비스화하는 것이 문과생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로봇 시장에 두드러진 트렌드가 있다면?

◇마로솔 고객의 77%가 중소 제조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사람을 못 구해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이다. 하지만 가격, 서비스 측면에서 아직 문턱이 매우 높은데 마로솔에서 이런 부분들을 해소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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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식당, 레저, 외식 분야 등 일상생활에서 로봇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향후 실생활에서 더 많이 보게 될 분야가 있을까?

◇요즘 주변에 로봇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국내 서비스로봇 시장 사이즈는 아직 연 4000대 수준이다. 자영업자가 70만 개 존재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침투율이 1%도 안 된다. 그래서 앞으로 서빙 로봇을 주축으로 한 서비스 로봇 시장은 더 빠르게 보급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재활 등의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로봇의 가격이 궁금하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서빙 로봇은 평균 2000만원, 제조 및 물류 로봇은 총 도입 비용이 평균 8000만원이다. 중대형차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일시불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되고 사후관리에 대한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로솔에서는 12~36개월 기간 대금 분납이 가능한 다양한 할부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도입 문턱을 낮추고, 사후관리도 문제없도록 도와드리고 있다.

◆로봇 자동화에 있어 데이터가 가장 필수적인데, 해외와 비교해 데이터 수집에 불리한 점은 없을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로봇 밀도가 가장 높고 제조, 서비스업이 풍부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로봇 도입 사례가 많다. 하지만 흩어져 있는 도입 사례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아 놓은 곳은 없었다. 마로솔은 로봇이 도입되고 실제로 잘 쓰이는 현장에 방문해 영상을 촬영하고, 해당 로봇 솔루션의 구성, 장단점, 예산, 공급기업 등 상세한 자료들에 대한 DB를 구축했다. 축적된 데이터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을 만들기 위한 기반 데이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마로솔에는 현존하는 국내 로봇 공급기업 80%가 입점해 있고 국내 최대 자동화 DB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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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제조용 로봇이 늘어나며 일자리 대체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어떻게 균형을 잡아가야 할까?

◇불과 2년 전만 해도 사람을 줄이기 위해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트렌드였다. 하지만 이제는 마로솔에 문의주시는 고객 대다수가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로봇 도입을 검토한다. 노령화와 단순·반복·위험 작업을 기피하려는 경향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는 점차 많아질 것이다.

◆어떤 로봇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향후 비전은?

◇국내 유일무이한 RaaS 플랫폼으로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로봇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아무 걱정 없이 잘 도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회사가 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사업이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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