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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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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스타링크 비용 지원 검토"에 머스크 "이미 요청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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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기 앞에 설치된 스타링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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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온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유지를 위해 미국 국방부가 대신 비용을 치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스타링크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비용 지원 요청을 이미 철회했다"며 무상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뒤늦게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이니셔티브(USAI)’ 예산을 통해 우크라이나 스타링크 비용을 지불하는 걸 검토 중이다. USAI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장비를 지원하는 계획 중 하나다. 미국이 비축한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무기나 장비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USAI가) 있는 한 스타링크 지원도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스타링크 서비스 무상 지원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8000만달러(약 1147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일반 가정보다 최대 100배 더 많은 데이터가 사용되는 수천개의 단말기를 계속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스페이스X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미 국방부에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을 대신 내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EU도 스타링크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호세프 보렐 EU집행위원회 외교·안보담당 집행위원 주재로 EU가 스타링크 유지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스페이스X와 EU가 정식계약을 체결하거나 공동기금을 창설해 서비스 비용을 충당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17일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터넷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머스크, 스타링크 유료화 발언 후 하루만에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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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모바일 여권 신청소 앞에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 기기가 설치돼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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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와 EU가 스페이스X에 돈을 내면서까지 이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인 활약상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인터넷 인프라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우크라이나 정부에 스타링크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이 통신망을 통해 아군 간 연락체계를 유지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위치를 파악하고 감시할 수도 있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스타링크 서비스 덕에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무상 지원을 약속해온 머스크가 ‘변심’을 보이자 대안 마련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인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리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폴리티코에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접속이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서 ‘이건 내가 더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그만할래’라고 말할 수 있는 초강력 개인에게 맡겨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스타링크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맹국 연합을 구성하거나 다른 공급업체를 찾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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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 트위터리안이 폴리티코 기사를 인용한 트윗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는 이미 자금 지원 요청을 철회했다″고 답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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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머스크는 비용 요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다른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의 세금 지원을 받고 스타링크는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계속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머스크는 미 국방부의 자금 지원 검토 소식이 알려진 17일에도 무상 지원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이날 한 네티즌이 폴리티코 보도를 인용한 트윗에 "스페이스X는 이미 자금 지원 요청을 철회했다"는 답글을 달았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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