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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환노위, 김문수 고발 의결…MB정부 인사들의 다른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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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환노위가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모욕죄'와 '위증죄'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 주의자'라고 하면서 논란이 일었죠. 다만 고발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만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편찬에 관여했던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도 오늘(17일) 국감장에 출석했죠. 다만 김문수 위원장의 대응과는 달랐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다정회의 야근 담당, 바로 저 류실장이죠. 야근을 즐기는 저로선, MZ 세대, 자칭 '류민지'를 자처해도 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기사 때문인데요. "20~30대, 78%가 월급만큼만 일한다", "칼 퇴근해 부업 열중하며 여가 즐긴다"는 내용입니다. 노동 현장도, MZ 세대 직원들의 마인드도 많이 변화한 듯 한데요. M세대인 저와 Z세대는 다르다, 요 정도로 일단 정리하고요. 그런데, 노사문제를 최일선에서 다뤄야 하는 이곳은 요즘 아예 1970~1980년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입니다. 다름 아닌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출석한 국회 환노위 현장입니다. 노동 문제가 아니라 '김일성 주의자', '주사파' 같은 이념적 단어가 등장했는데, MZ세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전용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들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십니까?]

[김문수/경제사회노동위원장 (지난 12일)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입니다.]

오늘(17일) 환노위에서도 논란의 중심은 김 위원장이었습니다. 민주당이 환노위 차원에서 김 위원장을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주 국감장에서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국감장 밖 언론 인터뷰에선 본인의 생각은 "변함 없다"고 한 점을 문제 삼은 겁니다. '모욕죄'와 '위증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양심의 자유에 따라 답변한 것이라고 김 위원장을 옹호하면서,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당일 오전에는 사과했다가 오후에는 그 취지를 번복해서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까지 김일성주의자 그리고 총살감이라고까지 했습니다. 그 사과는 진심이 아닌 것이 분명해진 이상 국회의원과 국민에 대한 모욕의 의사가 명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이자/국민의힘 의원 : 이게 뭐가 문제입니까? 아, 여러분들께서 생각을 물어서 여기에 대해서 본인이 양심의 자유에 의해서 자기가 거기에 대한 답변을 한 겁니다. 그걸 갖다가 국회 모욕적인 죄라고 하시면은 정말 안 되는 것이고요.]

김 위원장에게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윤건영 의원 역시 항의에 동참하면서 국감장에선 결국 고성이 오갔는데요.

환노위 차원의 고발, 여야 합의가 돼야 하죠. 간사 간 합의를 하라고 했지만 결국 불발됐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민주당·정의당 의원들만 있는 상태에서 고발조치가 의결됐는데요.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김문수 위원장을 지원사격하는 모습이죠. 주말 사이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말을 보탰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한사람 뿐입니까? 광화문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를 불러도 처벌받지 않아야 표현의 자유가 완성된다던 사람들이 김문수의 발언에 이렇게 재갈을 물려서야 되겠습니까.]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경사노위 위원장으론 김 위원장 외엔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노동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14일) : 실제로 우리 노동 현장을 뛴 분이기 때문에 진영에 관계없이 많은 노동운동가들과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고 현장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다른 거 고려하지 않고 현장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서 인선을 하게 됐습니다.]

김 위원장, 윤 대통령 말처럼 1970~1980년대엔 노동전문가였습니다. 그 타이틀을 달고 1996년,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15대 국회에 입성했는데요. 이후 쭉 국회의원과 경기지사 등 정치인으로 살아 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던 1985년과 지금의 노동 현실은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무척 다르죠. 어제만 해도, 카카오톡이 멈추면 배달노동자도, 택시기사도 일을 쉬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쏟아내는 이념적인 발언들, 노사 협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대통령 직속기관 경사노위를 이끌기에 적합한가, 의문이 나옵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노동 운동했던 게 제가 보기엔 오히려 독이 되고 있죠, 이분한테는, 지금 상황에서는. 왜냐하면 사실은 노동 현장을 떠난 지 오래됐고, 사실은 예전에 노사정으로 불리지 않았습니까? 노사정위원회인데 '노'가 빠져버리면 이 조직 자체가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고 신영복 교수를 끌어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김일성주의자'라고 칭하는 것, 김 위원장의 소신이긴 하죠. 야인 시절 태극기집회에서 꾸준히 해왔던 말입니다.

[김문수/전 경기지사 (2019년 8월 15일) : 여러분, 문재인이는, 아니 신영복이는 군법 위에서 열심히 사는… 빨갱이 중에 왕 빨갱이라고 불리는 이분이 바로 신영복입니다, 여러분! {맞습니다!}빨갱이 사상을 존경하는 거는 빨갱이 맞지요? 빨갱이가 청와대에 꽉 찼어요! 빨갱이는 물러가라! {물러가라!} 문재인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태극기 만세!]

신영복 교수, 아시는 바대로 1968년 통일혁명당 간첩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1988년 노태우 정부 때 출소해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사면 복권됐는데요. 수감생활 당시 느낀 소회를 기록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을 출간해 스테디셀러 작가가 됐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말하는 '주사파' '김일성주의자'가 남한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건, 통상 1986년 이후 지금은 북한인권운동가가 된 김영환씨의 '강철서신'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죠. 신 교수를 존경하는 사람들을 김일성 주의자로 바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여권에서도 나옵니다.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통혁당의 68년 사건인데 그때 통혁당에 있을 때는 김일성주의가 따로 정립되지 않았어요. 있지도 않았던, 주체사상이 규정되지 않았던 시대에 신영복은 빨갱이, 빨갱이는 주사파, 주사파니까 문재인 주사파, 이런 식의 좀 과도한 논법을 가지고 이른바 편 가르기로 악용될 수가 있는 거죠.]

여기에 역대 경기지사 중에서 김 위원장이 경기지사를 지냈을 당시 대북사업에 지원한 액수가 가장 많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김문수 위원장이 대표적인 MB맨이라면, 오늘 국감장엔 MB 우먼이 등장했습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인데요.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 위원장을 맡았고요. 보수성향의 역사학자로서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역사교과서 집필 심의에 관여했습니다. '국정 교과서' 편찬에 관여했는데, 그래서일까요. 민주당에선 역사관 논란을 별렀던 듯 합니다.

[박홍근/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10월 18일) : 제목을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던 명성황후 민비'라고 제목을 답니다. 그 이후에 줄곧 민비, 민비, 민비, 이렇게 호칭을 쓰고 계시잖아요. '민비'라고 계속 쓴 게 부적절한 표현 맞지요?]

[이배용/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장 (2013년 10월 18일) : 아니요, 부적절하지 않습니다.]

[박홍근/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10월 18일) : 그러면 계속 우리가 민비라고 쓰는 게 맞습니까, 사학자로서?]

[이배용/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장 (2013년 10월 18일) : 왜냐하면 명성왕후는 김씨도 있습니다. 명성왕후 김씨도 계시고, 그래서 처음에 명성황후로 밝혔기 때문에 그다음에는 민비로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위원장은 자세를 한껏 낮췄는데요. 역사교과서 국정화,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다르다' 논리를 폈습니다. 국정 교과서는 만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배용/국가교육위원장 : 한편에서는 좌편향이다, 한편에선 우편향이다 하면서, 또 교과서 채택에도 많은 혼선이 있어가지고 사회적 여론 속에서 교육부가…]

[강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금 만일의 경우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대해서는 신념을 확실하게 접으신 거다, 이렇게 제가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네.}]

최근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는 글에 대해서 친일 논쟁, 식민사관 논란이 불거진 상태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소신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긴 적절치 않다", "위원들과 논의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식민사관'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 글이 있는데 알고 계시죠?]

[이배용/국가교육위원장 : 제가 오늘 역사학자로 이 자리에 앉은 건 아니고요. 국가교육위원장이기 때문에…]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 일제 제국주의의 침략이었고,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 민족은 저항을 했고. {저항은 충분히 많이 있었습니다.}]

[유기홍/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 저항은 충분히 있었다고 마지막에 말씀하신 거죠?]

[이배용/국가교육위원장 : 우리 민족의, 우리 민족의 일제에 대한 저항입니다.]

민주당에선 과거 이 위원장이 박근혜 캠프 공동의장을 맡았을 당시, 박 후보를 선덕여왕에 빗댄 영상도 가져왔는데요. 이 위원장이 "지금은 조금 다르지 않겠느냐"라고 답하자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 영상을 틀었습니다.

[민형배/무소속 의원 : {선덕여왕의 리더십을 이 시대에 맞게 잘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세요?]

[이배용/국가교육위원장 : 지금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민형배/무소속 의원 : 자, 그러면 이 영상 한번 보시겠어요. 어떻게 들리세요? {제가 잘 안 (들립니다.) 좀 멀어서 잘 안 들려…}]

이렇게 거듭 소극적인 답변 태도를 취하니까 민주당 의원들은 역시 "거짓말이다" "무성의한 답변이다" 비판했는데요.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국가교육위원장으로서의 역량 검증에 적합하지 않다" "사상검증하느냐"고 반발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좀 더 정확하게 답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유기홍/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 정치적 색깔만이 아니라 오늘 질의는 국가교육위원장으로서 비전이랄까, 안목이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질문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너무 신중하게 모든 걸 다 의논해 보겠다든지. 국민들이 제대로 알 수가 없게 될 것 같아서 답변을 좀 정확하게 가능하면 해주시길 당부드리고요.]

이번 국감,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정책에 대한 감사 보다는, 정쟁과 막말만 남았다는 평가가 벌써 나오죠. 여기에 때아닌 '이념 논쟁'까지 더해진 모습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문수·이배용, 다른 대응법…환노위, 김문수 고발·국힘은 퇴장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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