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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 회신 결과 족적 일치 확률은 99.9%인데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18년 전인 2004년 8월 9일 오후 6시쯤 강원 영월군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피를 흘린 채 숨진 남성은 영월 영농조합 소속 A 씨(당시 41세)였습니다.
숨진 A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동료 농민회원 K 씨(당시 38세)였습니다.
숨진 A 씨의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머리와 얼굴을 둔기 등으로 얻어맞은 듯했고, 목과 배는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두개골 분쇄골절 및 우측 경동맥 절단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영월 영농조합 간사 피살사건'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농민회 사무실을 출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출입문 셔터가 내려져 있고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숨진 A 씨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현금 10만 원이 든 지갑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부검 결과와 범행 현장에 나타난 여러 정황을 종합한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면식범의 소행으로 보고 주변 인물을 차례로 용의선상에 올려 수사에 나섰습니다.
특히 현장에는 여러 점의 족적이 증거로 남았습니다.
피살사건이 한여름 발생한 만큼 '샌들' 족적으로 추정됐습니다.
경찰은 범행 현장의 족적과 일치하는 샌들의 주인인 당시 30대 후반의 B 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후 큰 진전 없이 미궁에 빠진 채 십수 년째 강원지역 대표적 장기 미제 강력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의 캐비닛 깊숙한 곳에서 잠을 자던 이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은 것은 2년 전인 2020년 6월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 B 씨의 족적이 특징점 10여 개가 일치해 99.9%의 일치 확률을 보인다는 회신이 온 것입니다.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의 수사는 다시 활기를 띠었습니다.
유력용의자 B 씨 등을 다시 소환해 거짓말 검사까지 진행했습니다.
국내 유명 범죄 심리학자들에게 거짓말 검사 분석도 의뢰했습니다.
용의자 B 씨 등의 진술은 비일관적이고 불리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등 사전 말맞추기가 의심됐습니다.
경찰은 이 분석 결과에 현장 족적의 증명력 보강 등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력 용의자 B 씨를 2020년 11월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송치했습니다.
검찰 역시 B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B 씨는 범행 현장은 가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족적 증거 이외의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B 씨 사건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17일) "족적 증거만으로는 유죄를 끌어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추가 증거와 과학적 분석 자료를 더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A 씨의 가족들은 그날 범행을 저지른 범인을 반드시 법정에서 세워 진실이 규명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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