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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투자 가뭄에도 60억 유치…글로벌 임신·육아포털 꿈꾸는 빌리지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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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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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계는 극심한 투자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에는 다른 세상 얘기다. 사업은 확장하고 투자금이 몰린다. 임신·육아 정보 포털 ‘빌리지베이비’가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벤처투자, ZVC, DHP 등 굵직한 투자사로부터 60억원을 받았다. 2020년 스파크랩 시드 투자에 이어 2021년 빅베이슨캐피탈, 서울산업진흥원(SBA), 현대해상화재보험으로부터 8억원을 유치한 이후 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정윤 빌리지베이비 대표(31)는 “차별성 있는 콘텐츠와 빠른 가입자 수, 해외 진출 등이 좋게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빌리지베이비는 임신과 육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앱 서비스 ‘베이비빌리’를 운영한다. 2020년 시작하자마자 큰 호응을 얻었다. 가입자 수는 1년 만에 10만명을 기록했고 현재 30만명을 넘어섰다. 일 방문자 수는 4만명, 앱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2000만회를 돌파했다. 상업화의 성공 가능성도 열었다. 올해 앱을 통한 임신·육아 관련 물품 거래액은 10억원을 넘겼다.

더 중요한 숫자는 가입자가 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율이다. 가입자 중 80%는 1주일 이상, 60%는 2개월 이상 서비스를 활용한다. 모바일 평균 수준이 3%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제 베이비빌리지는 월간 단위로 순익을 내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국내에 다양한 맘카페가 있죠. 하지만 저는 신뢰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어요. 믿을 만한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의 가장 강한 경쟁력도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시판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가입자를 먼저 모은 뒤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커뮤니티에는 수천 건의 글이 쌓이게 됐죠. 아이를 키우듯 만든 ‘재미’ 요소도 성공 비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비빌리’는 임산부의 입소문으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콘텐츠를 ‘캡처’해서 퍼트리며 자연스럽게 가입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사례는 적지 않다. 2년 전 산후조리원에서 셀프 수유로 아기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산모들이 우왕좌왕했다. 이때 베이비빌리에서 정부의 수유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배포했다. 이 콘텐츠는 큰 화제성을 낳으며 급격히 퍼져 나갔다. ‘코로나 국면에서의 임산부 대처 방안’ 역시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킬러 콘텐츠’가 됐다.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직 여성으로서 임신과 육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게 됐다. 임신·육아에 관한 알찬 정보를 쉽게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컨설팅 회사 동료와 디자이너들이 손을 잡고 2019년 ‘빌리지베이비’를 설립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을 토대로 사명을 지었다.

“2020년 앱을 만든 이후 다양한 정보를 담는 데 주력했죠. 아울러 ‘출산박스’를 개발했어요.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하나의 박스에 모았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제품 브랜드를 배우고 마케팅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요.”

올해 가장 큰 성과는 해외 진출이다. 최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사이트를 열었다. 4개월 전 시작한 베트남 사업은 한국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빨랐다.

“한국은 출산율 저하로 시장이 크지 않아요. 하지만 동남아 국가는 다르죠. 베트남은 1년에 150만명이 태어납니다. 25만명 수준의 한국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죠. 현지인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사이트 콘텐츠를 관리하며 충실하게 내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과 함께 육아 준비물 거래 비즈니스에도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손목보호대를 제작해 판매했는데 큰 인기를 끌었어요.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구매 전환률은 18.5%에 달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앱 내 기획전으로 좋은 상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자기기나 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입니다.”

[명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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