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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올 들어 요동치면서 대응전략을 짜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악재는 이미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위험요인들까지 언제라도 나올 기세다.
미국은 이미 3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킹달러'의 시대를 독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달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가 약세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가 고강도 긴축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기술전쟁 격화 등 지정학적 변수까지 날로 위험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집중투자에 나서고 있는 미국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7~8월 6%가량 상승했지만, 9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다시 11%가량 하락했다. 분산효과 극대화를 노리는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자들 역시 올해 하락장에서는 수익률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이 같은 장세 속에서도 다양한 ETF를 카드로 활용할 경우 수익률 방어가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하락장 속에서도 일부 ETF의 경우 7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ETF는 주식처럼 상장돼 거래돼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합친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알짜 수익을 거둔 ETF와 자금이 몰린 주요 상품을 추려봤다.
◆ 코스피 인버스·미국 에너지 ETF 70% 상승
수익률 자체만 놓고 보자면 하락장에 지수를 반대로 2배 추종하는 ETF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10월 11일까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타이거(TIGER) 200선물인버스2X ETF로 이 기간 77.2%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를 반대로 추종하는 상품 수익률이 좋은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가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코스피는 26.7% 하락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반대로 2배 추종하는 파생상품인 이른바 '곱버스(인버스와 곱하기의 합성)'가 올해 가장 잘나간 상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속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자극하면서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강세를 보인 것도 눈길을 끈다.
미국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코덱스(KODEX) 미국S&P에너지(합성)와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 ETF는 올 들어서만 각각 70.5%, 41.7% 치솟으며 투자수익률이 높은 대표 상품으로 꼽혔다.
미국 국채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상품 등도 올 들어 크게 올랐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서로 반대로 움직여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 안전자산 선호 금리연동 ETF 규모 쑥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만큼 채권 상품도 인기였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금리연동형 상품과 단기채권 ETF는 올해 들어 순자산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일례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올해 초 이후 이달 7일까지 순자산 규모만 1조288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로 자금 유입이 그만큼 많았고 가격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해당 ETF는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3개월(91일) CD 금리를 목표수익률로 삼아 운용한다. 3개월 CD 금리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널리 사용하는 단기금리 지표로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CD 금리는 3.32% 수준으로 올해 초(1.29%) 대비 2%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 ETF는 잔존만기(듀레이션)가 60~120일 이내로 짧은 국내 시중은행 등 양도성예금증서(CD) 10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MMF(머니마켓펀드)보다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이달 11일까지 가격은 1.4%가량 상승했지만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채권 ETF로 자금유입 규모가 커진 것도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과 맞물려 있다. TIGER 단기채권액티브 ETF와 KODEX 단기채권PLUS ETF는 올해 초 이후 이달 7일까지 각각 순자산총액이 5703억원, 3219억원 증가했다. 해당 ETF는 올 들어 상승률이 1% 안팎에 그칠 정도로 보수적으로 움직였음에도 투자자들이 꾸준히 자금을 넣고 있다.
◆ 대표 성장주 BBIG ETF 올해 낙폭 가장 커
반면 지난해 상승장을 이끈 대표적인 성장 업종으로 꼽히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는 올해 수익률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BBIG 업종을 2배 추종하는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ETF는 올해에만 72.8%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충격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 관련주에 투자하는 TIGER KRX인터넷K-뉴딜 ETF 역시 올해 초 대비 66% 이상 하락했다. 해당 ETF는 카카오·네이버·카카오페이·안랩 등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의 비중이 높다. 각종 게임주에 투자하는 KODEX 게임산업 ETF도 올 들어 60% 가까이 하락했다.
아시아의 대표 신흥국으로 꼽히는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올해 부진한 것도 눈에 띈다. KINDEX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 ETF의 경우 지난해에는 67%가량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62%가량 빠지면서 지난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 증시가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 상품도 대폭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를 2배 추종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인버스(H)는 60%, 차이나H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ETF는 55% 하락세를 보였다.
◆ 올해 93종 ETF 신규상장 순자산 80조 육박
증시 악화 속에서도 올해 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순자산 규모는 물론 상장 숫자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TF는 단순히 펀드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 국가, 투자수단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핵심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TF 전체 순자산 총액은 올해 초 73조8014억원에서 이달 7일 기준 76조9155억원으로 올 들어 3조1141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다양한 성장산업과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봇물을 이뤘다. 올해 93종의 ETF가 새롭게 상장했는데, 이 추세로라면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은 ETF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에서 ETF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은 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6956억원이었는데 그중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228억원으로 약 39%를 차지했다. 하지만 ETF 자산 규모는 코스피 대비 약 4.5%에 그친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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