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는 대체 누굴까 싶지만, 올해 스물여섯의 이 크리에이터(창작가)는 현재 국내 틱톡 생태계의 최강자다. 연기와 춤, 일상생활을 찍은 짧고 단순한 영상으로 485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국내 계정 중에선 방탄소년단(5350만명)에 이은 2위, 걸그룹 블랙핑크(3480만명)를 앞선다. 그는 한 방송에서 틱톡 콘텐트로 올리는 월 수입이 “내 팔로워 수와 비슷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달에 4800만원 이상을 번다는 말이다.
틱톡 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원정맨처럼 파트너십을 맺은 틱토커를 초대해 ‘2022 파트너 크리에이터 시즌2 틱톡 오락실’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우수 틱토커로 선정된 원정맨은 상금 2000만원을 받는 기쁨을 추가로 누렸다.
틱톡 국내 계정 중 방탄소년단에 이어 팔로워 수 2위(4850만명)를 기록하고 있는 원정맨. 사진 틱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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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해진 ‘숏폼’ 크리에이터
최근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 중심으로 15초~1분 길이의 짧은 동영상 숏폼(Short-form) 콘텐트가 인기를 끌면서 크리에이터 몸값이 치솟고 있다. 틱톡을 필두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터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2016년 가장 먼저 숏폼을 선보인 틱톡은 크리에이터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틱톡 코리아는 3개월마다 파트너 크리에이터를 선정해 성과가 좋은 크리에이터에게 매달 활동비와 상금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 시즌엔 상금 지급 대상자만 390명에 달했다. 시즌이 끝나면 이중 상위 30명의 크리에이터를 초청해 시상식을 여는데, 총 5400만원을 추가로 푼다. 앞서 틱톡은 지난 2020년 2억 달러(약 2856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수익을 창작자와 나눈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이 자금 규모를 10억 달러(약 1조4250억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요 일반인 출신 틱토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세계 최대 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숏폼으론 후발 주자지만, 크리에이터에게 정기적인 수입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달 20일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내년 초 쇼츠 영상 사이 광고를 넣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의 최대 45%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를 위해 1억 달러(약 1425억원)의 ‘유튜브 쇼츠 펀드’ 조성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운영사 메타 역시 크리에이터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메타는 올해 말까지 총 10억 달러(약 1조 4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회 수 등의 일정 기준을 충족한 크리에이터에게 최소 600달러(약 85만원)에서 최대 3만5000달러(약 4987만원)의 월수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숏폼 비디오 기능 '릴스'를 국내 출시한 메타. 사진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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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는 하루에 75.8분 숏폼 시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이 거액을 들여 크리에이터 유치전에 나선 건 오리지널 콘텐트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자기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트가 많아야 이용자를 더 오래 붙잡아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똑같은 콘텐트가 중복해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주려면 플랫폼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를 통해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콘텐트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숏폼은 특히 기업의 미래 고객인 Z세대가 주 소비층이기에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만 15~26세 숏폼 이용자 중 53.7%가 매일 숏폼 콘텐트를 시청했고, 일평균 75.8분 이상을 콘텐트 보는 데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엔 시청 시간이 96.2분까지 치솟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현재 주도권은 선발 주자인 틱톡이 쥐고 있다. 틱톡의 전 세계 월평균 이용자 수는 10억명 전후로 유튜브(15억명)와 인스타그램(20억명)보다는 적다. 그러나 이용 시간은 앞선다. 데이터 분석 업체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틱톡의 월평균 이용 시간 23.6시간을 기록해 유튜브(23.2시간)와 페이스북(19.4시간), 인스타그램(11.8시간)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틱톡은 다른 플랫폼 대비 사용자 크리에이터 영상 참여가 높고, 인지도가 낮아도 콘텐트만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어 창의적 표현 욕구가 강한 Z세대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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