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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업 조장법', '민주노총 방탄법'이라는데…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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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서민선 기자



[김득중/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13년째 피고로 남아서 재판을 지금 받고 있거든요. 47억 원의 손배와 원금이 지금 현재 20%의 법정 지연이자가 붙어서 124억 원이 됐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9월 16일 국힘 원내대책회의)
노란봉투법이 아니라 민주노총 방탄법입니다. 위대한 대한민국이 민주노총 강성 노조들에 짓밟혀도 치외법권지대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입니까?

방금 들으신 목소리는 당시 쌍용차 노조 파업에 참여한 김득중 지부장이 13년째 손해배상소송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노란봉투법은 민주노총 방탄법이다 이렇게 반대하는 입장.

이번 국감에서도 계속 뜨거운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꼼꼼히 좀 짚어보겠습니다. 사회부 서민선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노란봉투법, 노동계는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거라는데, 정부와 여당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거죠?

[기자]
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여러개 발의돼 있는데요, 가장 많은 의원이 동참한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손해에 대해 노조 또는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다'라는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건 맞습니다.

그런데 더 살펴봐야 될 부분은 그 앞부분입니다.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손해를 제외하고는 단체교섭, 쟁의행위, 그 밖의 노조법 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행위'라고 전제를 달고 있거든요. 불법파업이라고 하면 때리고 부수고 하는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로 인한 것들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노조법 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라는건 결국 노조법상 합법 파업을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불법 파업에 면죄부를 준다는건 사실이 아닌 셈이죠.

[앵커]
그런데도 불법파업에 면죄부를 주자는거다 라는 주장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기자]
현재도 합법 파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됩니다. 노조법 3조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파업이라는 행위가 기업의 재산권 손해를 전제로 하는건데, 기업이 손해를 입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합법파업의 경우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이미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행법으로는 합법 파업의 범위가 좁고, 합법 여부를 가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법을 개정해서 합법이 아닌 범위에 있는 파업들을 합법의 범위로 넣자. 이게 노란봉투법의 핵심인데, 이걸 두고 불법을 합법화한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합법이 아닌 범위에 있는 파업이요?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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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현행 노조법상 근로자와 사용자의 범위가 매우 좁게 정의돼 있습니다. 그래서 하청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하면 불법이었거든요. 요즘엔 과거와는 달리 특수고용노동자라고 해서 매우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가 있잖아요. 이들이 파업하면 다 불법이 되버리는거죠.

그런데 대법원이 최근 이 범위를 매우 폭넓게 해석하는 판례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2018년 학습지 교사나 방송 연기자들도 근로자로 인정한 판례가 대표적이죠.

문제는 법이 이런 것들을 명문화해서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합법 파업으로 인정받으려면 대법원까지 가야한다는 겁니다.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는거죠. 기업이 불법·합법 여부와 관계 없이 일단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노동자는 긴 시간 소송을 해야만 합니다. 그 규모도 수십억에서 수백억대에 달하니 노동자로서는 피가 말리는 셈이죠. 결정이 나기까지 월급이 가압류 되기도 합니다.

[앵커]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어느정도?

[기자]
이번 대우조선해양 파업의 경우 노조 집행부에게 4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죠. 시민단체 손잡고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1989년부터 올해 5월까지 기업들이 파업 노동자에게 제기한 손배소 액수만 총 3160억원이 넘습니다. 한 노동자가 손해배상소송이나 가압류를 당하고 나면 1심까지 도달하는데만 평균 2년 2개월, 길게는 7년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드린 학습지 교사 사건도 노동자로 인정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노동자는 합법 파업을 했더라도 확정 판결 전까지 계속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노동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쓰이는거죠.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대법원 판례에 맞게끔 노동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개정해서 애초 폭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자, 이런겁니다.

[앵커]
손해배상 막는건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도 있잖아요?

[기자]
네 재산권은 헌법 23조에 나와 있는 기본권이죠. 그런데 재산권이 마치 신성불가침의 영역인거처럼 언급되고 하는데, 헌법을 자세히보면 재산권은 여러 제약도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한다' 등입니다.

노동3권과 재산권 중 무엇이 더 우위이냐 비교하는게 단순 수치로는 불가능할 수 있지만, 우리 법 취지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권리에 힘을 더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합법파업에 대해선 손배소를 금지하는 법이죠.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 노동3권이 기업의 손배소라는 재산권 행사로 오히려 더 침해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노동계는 현재의 상황이 더욱 위헌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앞서 성일종 의원 민주노총 방탄법이다, 권성동 의원은 황건적 보호법이다 이렇게까지 주장하고 있어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하면 민주노총 방탄법은 맞아요. 왜냐면 현재 불법파업이라고 불리는, 그래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사업장들 대부분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 택배노동자, 하청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등등 이분들이 대다수 민주노총 소속입니다. 그러니 표현 자체는 맞죠. 하지만 그 맥락까지 고려하면 '사회적약자 방탄법'이라고 불러야 정확한 표현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임금 올려달라는 파업이 엄청 많아질거다 이런 주장이 있는데요, 이는 현재 노조법상 합법 파업의 범위가 '근로조건의 결정' 같이 매우 국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기업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더라도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었어요. 노란봉투법은 이 범위를 넓혀서 정리해고 철회나 노조 활동 보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같은 의제들을 쟁의행위 대상에 포함하자는 겁니다. 밥그릇 싸움을 넘어 한 단계 나아간 파업으로 갈 수 있는 셈이죠.

[앵커]
유럽 선진국에도 손배소 금지법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이 주장도 면밀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외국은 기업의 손배소 자체가 매우 적습니다. 손배소가 남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금지하는 법도 없는거죠.

끝으로 노란봉투법 취재하며 여러 논문도 읽고 법조인들 의견도 들어봤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요즘 법치, 원칙 등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도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책임을 묻겠다 이런 말이 나왔는데, 한 저명한 법조인이 언급하기를 진짜 법치는 형법, 민법, 헌법 등 뿐만 아니라 세계인권선언이나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 등을 준수하고 따르는 것도 포함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형법에만 치중해서 법치를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노란봉투법 이제 막 새롭게 논의가 시작됐는데, 시작하자마자 위헌이다, 민주노총 방탄법이다 주장 등은 내용이 어떻든 건설한 토론을 방해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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