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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공방…문체부 “명예훼손 소지 작품 상준 게 문제” 야당 “표현의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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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준비한 부천국제만화축제 자료 화면을 보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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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첫날은 고교생이 그린 만화 ‘윤석열차’를 놓고 ‘표현의 자유’ 공방으로 뒤덮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부천 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찰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을 열차 모양에 그려낸 카툰(Cartoon, 한 컷 만화)이다.

문체부는 4일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한 건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다음 날인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표현의 자유 제한, 블랙리스트를 연상시킨다”고 몰아붙였고, 문체부는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웹툰 강국을 지향한다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 작품을 두고 문체부가 긴급하게 두 차례 협박성 자료를 낸다는 게 어처구니없다. 박근혜 블랙리스트가 떠오른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 출연해 표현의 자유를 언급한 영상을 띄우고 “과거 윤석열 대통령도 정치풍자는 SNL의 권리라고 했다”며 “(문체부의 조치는) 대통령의 뜻과도, 헌법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작품의 내용이나 표현의 자유 제한이 아니다”며 “공모전 주최 측인 만화영상진흥원이 문체부 후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적 편향, 타인의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작품을 결격 사유로 꼽았지만, 실제 공모에서는 결격 사유를 제외한 점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엄중히 경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중·고등학생은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 타인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작품은 당연히 빠지는 게 맞다”며 “문체부가 엄중한 조처를 한 건 바람직하고, 당연하다”고 두둔했다.

공방은 감사 내내 이어졌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부천시의 지도감독을 받는 기관에 대해 문체부가 과도하게 간섭한 것은 향후 윤 대통령 집권 기간 중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만화에서 정치적 주제를 다루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라며 “이게 표현의 자유 침해고, 문체부가 ‘검열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거꾸로 전 정권이라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를 그린 만화가 입선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입선됐다면 민주당에서 더 문제제기를 했을 거다”고 말했다. 이용 의원은 “2019년 문재인 대통령 때 외신 기자의 이름을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거론한 적도 있고, 대자보를 쓴 단체에 법적 조치도 한 적이 있다”며 “과거부터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킨 건 문재인 정부였고, ‘윤석열차’가 아니라 ‘문재인 열차’였다면 논란은 지금보다 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웹툰협회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사회적 물의’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핑계 삼아 노골적으로 정부 예산 102억원 운운하며 헌법의 기본권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행태를 아예 대놓고 거리낌없이 저지르겠다는 소신 발언은 실소를 넘어 경악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웹툰협회를 비롯한 만화·웹툰계 단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공동성명도 준비하고 있다.

김정연·이병준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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