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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핵공격 준비’ 보도에 발끈한 러 “서방 허언에 관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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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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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국의 핵무기 사용 움직임에 대한 영국 더타임스 보도를 허언으로 규정하고 이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더타임스의 관련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서방 언론과 정치인, 국가 원수들이 결속해 핵 관련 허언(rhetoric)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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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주말 사이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rybar_en


앞서 더타임스는 전날 러시아가 핵무기 운용 부대의 병력과 장비를 우크라이나 국경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 열차가 러시아의 핵공격 준비와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지난 주말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대형 화물 열차가 신형 병력 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친러 성향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며 러시아군에 정통한 폴란드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 열차는 핵무기 보관과 관리, 운송, 보급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방부 12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준비가 (우크라이나 영토가 아닌) 흑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핵무기 ‘오발’로 우크라이나에 가까운 벨고로드 등 러시아 서남부 도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핵무기 피해를 입혀 놓고 이를 서방의 행위로 몰고 가 보복 핵 공격을 정당화하는 ‘가짜 깃발’ 작전을 쓸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러시아가 초강력 핵 어뢰 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최신 핵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서북부 백해(White Sea) 기지를 떠나 북극해에 인접한 카라해(Kara Sea)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에서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포세이돈은 길이 24m, 폭발력 100메가톤(히로시마 원자탄의 약 6700배)가량의 대형 핵무기다. 해저에서 폭발하면 높이 500m 쓰나미를 일으켜 해안 지방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탈리아 일간 레푸블리카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의 핵 어뢰 실험 가능성을 회원국 및 동맹국에 경고했다”고 전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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