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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처럼 일하는 공무원을 기대하며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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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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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국 수학계에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고등과학원(KIAS) 허준이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허 교수는 문제해결 비법을 알려 달라는 언론사의 질문에 끊임없는 노력과 창의적인 도전정신이라고 말했다. 가진 지식은 같은데 어느 날 새로운 해법이 생각나는 것은 끊임없는 고민에 뒤따르는 이해라는 것이다. 또한 소통과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연구해 온 덕분에 난제(難題) 해결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성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키워드는 지식이 아니다. 허 교수의 이야기는 지능지수(IQ)는 성공의 20%만을 설명할 수 있고 오히려 감성지수(EQ)가 더 중요하다는 샐러베이(P. Salovey) 예일대 총장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미 1970년대 미국 국무부는 맥클랜드(D. McClelland) 하버드대 교수 연구를 통해 우수한 외교관은 명문대 출신이 아닌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대인 감수성'(Interpersonal sensitivity)이 뛰어난 인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한 4년간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끝에 최종 승소를 이끈 산업부 공무원들의 사례는 공직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정부는 1심에서 패소하였음에도 국민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식품 자체의 위험이 아닌 식품 생산지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이례적으로 승소할 수 있었다. 요약해 보면, 지식이나 기술보다는 사고와 태도가 성과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인사혁신처가 공직문화 혁신과 공무원 인재상 정립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사처는 이번 기회에 국민이 바라고 요구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뭔지에 대한 답을 내려 보고자 한다. 공무원도 시대 흐름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헌신·열정, 창의·혁신, 공감·소통과 같은 사고(thinking)와 태도(attitude)의 틀을 제시해 주려는 것이다. 정립된 공무원 인재상은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한 사고와 태도에 대한 방향타이자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또한 그런 인재상을 기준으로 인사체계 전반을 개선하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인사제도 정비가 있었지만, 하나의 지표·가치를 전 분야에 적용·구현했던 적은 없다. 앞으로는 정립된 인재상을 채용·평가·승진·보상 등 공직 인사 전반에 적용할 예정이다. 인재상을 갖춘 공무원이 정부 곳곳에 포진해 국민을 중심에 놓고 국민의 일을 곧 나의 일, 내 가족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창의적 사고로 혁신을 이끄는 공직사회를 기대해 본다.
한국일보

김승호 인사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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