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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IRA 충격 오기도 전에… 현대차·기아, 美전기차 판매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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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9월 판매량 13% 감소
반도체난·車업계 경쟁 확대 영향
‘IRA 여파 본격화’ 연말 충격 클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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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권에 들어가기 전부터 현대차그룹의 북미시장 전기차 판매 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차량 공급 부족이 판매가 줄어든 주된 이유로 분석되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시장을 향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연말부터 IRA 충격파가 본격화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선점 전략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IRA 여파 전인데…북미 전기차 판매 하락세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의 지난 9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1306대에 그쳤다. 이는 8월 1516대 대비 14% 감소한 것이다. 아이오닉5는 6월 2853대를 정점으로 7월에는 1978대로 줄었고, 8월에 이어 9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아 EV6도 9월 미국 시장에서 1440대가 팔렸는데, 8월 1840대와 비교하면 22% 줄었다. EV6의 7월 미국 내 판매실적은 1716대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전체 미국시장 전기차 판매량도 3533대(코나EV, 니로EV 포함)에 그쳐, 전월과 비교해 13%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9월 판매 실적은 IRA 발효 영향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계약시점이 아닌, 소비자 인도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통상, 전기차 계약부터 출고까지 5~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거의 대부분 지난달 IRA 발효 이전에 계약된 물량들이라고 할 수 있다.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돼야 하고,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인 전기차에 한해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보조금)혜택이 지급된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들에 대해선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IRA발효 이전에 계약된 물량까지는 보조금이 지급된다. 현재 인도되는 물량은 IRA시행 이전 계약분들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3개월 연속 감소세에 대해 크게는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속도 지연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경쟁 격화 △일부 계절적 요인이 겹친 결과 등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많다.

차종 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기차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10배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 전기차 수요를 쫓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9월에 인도를 마친 아이오닉5와 EV6 등은 7월 전후로 선적된 물량인데, 당시만 해도 IRA 문제가 가시화되기 전이라 현대차그룹도 미국에 수출 물량을 집중 배정하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美 전기차 기업은 판매량 증가

미국 시장 내 전기차 주도권 싸움도 격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7월에는 4위, 8월에는 5위까지 순위가 밀리는 양상이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날 GM은 올 3·4분기 1만4709대의 전기차를 미국에서 팔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이 IRA를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어 미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확대해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전기차 실적과 별개로, 현대차·기아의 9월 전 세계 판매량은 호조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9월 35만5040대를 팔아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전 세계 시장에서 24만9146대를 팔아 11% 증가했다. 중견 완성차 3사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냈다. 르노코리아는 9월 1만892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8% 증가했다.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1만1322대를 판매해 실적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GM의 9월 전체 판매실적은 2만4422대로 지난해 보다 7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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