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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폭언·폭행·내연녀 3명 뒤치다꺼리까지…월급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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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부산 모 중견기업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폭행을 비롯해 내연녀 3명의 심부름을 시키고도 월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MBC에 따르면 회장 A씨(52)는 계열사 6곳, 주유소 14곳, 난방 기지 3곳 등 에너지 기업 B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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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에 휩싸인 부산 모 중견 기업 회장이 직원들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있다. [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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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갑질 행위는 B사가 운영 중인 한 주유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직원들의 정강이를 잇달아 걷어차는가 하면 빗나갈 경우 한 번 더 걷어차기까지 했다. 직원들은 맞으면서도 머리를 숙이고 양손을 모으고 있었다.

A씨의 폭력적인 행동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보고를 듣던 A씨는 음료가 담긴 머그컵을 냅다 내던졌다. 이에 사무실 사방으로 음료와 깨진 컵 조각 파편이 튀어 나갔다.

또 책상 위에 있던 집기를 직원에게 던져 맞히는 모습이 CCTV 영상에 고스란히 찍히기도 했다.

B사 직원은 "A씨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직원을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한다. 무조건 쥐어짜 버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개·돼지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의 화풀이) 1단계는 고함만 지르는 거, 2단계는 욕 나오는 거, 3단계는 집어던지고 사람 때리는 것"이라며 "회장님이 오늘 안 나온다고 하면 그날은 해피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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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에 휩싸인 부산 모 중견 기업 회장이 직원들을 향해 물건을 집어던지고 있다. [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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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8월까지 A씨를 수행한 전직 비서 C씨의 폭로도 이어졌다. C씨의 휴대전화에는 A씨가 지시한 사적 심부름 내역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그는 회장의 개인차량 신규 계약 진행부터 부인, 딸의 차량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자질구레한 심부름도 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A씨에게는 3명의 내연녀가 있는데 C씨는 이들 내연녀의 심부름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C씨에게 내연녀 집 계약 문제를 도우라면서 돌아볼 아파트 목록을 보내주고, 사야 할 가전제품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또 내연녀와 함께 먹을 음식을 사 오라는 지시도 받았다.

C씨는 내연녀에게 '픽업하러 갈 때 연락하겠다', '몇 시까지 가겠다' 등 수시로 메시지를 보냈고, 내연녀의 집 앞에서 회장을 기다리는 때도 있었다.

C씨는 "그분(내연녀)들의 사소한 것까지 제가 다 처리해줘야 했다. 픽업을 간다든지 물건을 사줘야 한다든지. 상자나 쓰레기들도 내가 치워야 했다. 그런 데서 너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기본적인 업무와 A씨의 사적 심부름, 내연녀 3명의 심부름까지 해야 했던 C씨는 주당 80시간 넘게 일하기 일쑤였다. 심지어 A씨가 코로나에 걸리고도 격리를 거부하고 출퇴근 과정에서 자신에게 운전을 강요하자 C씨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결국 일을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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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에 휩싸인 부산 모 중견 기업 회장의 전직 수행비서가 회장 내연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재구성했다. [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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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씨는 마지막 달 월급 222만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회사 측에서 222만원을 전부 공제한 것이다. 특히 그중 154만 원은 상세내역을 알 수 없는 '그 외 공제'로 처리됐다.

C씨는 "(A씨가) 괘씸하다고 월급을 0원으로 만들어서 주라 했다더라. '그 외 공제'로 0원을 만들었다더라"라고 주장하며 황당해했다.

고용노동부는 B사에 C씨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라고 지시했으며, 부당 노동 행위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B사는 A씨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회장과 직원 개인 간의 일"이라며 해명을 거절했다. A씨도 MBC의 해명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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