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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도네시아 축구경기서 125명 사망 '참사'…경찰 '최루탄' 과잉대응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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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축구장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적어도 125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기에 패한 팀의 팬 일부가 경기 결과에 항의해 경기장으로 난입한 데 대해 경찰이 최루탄을 쏴 대응하자 4만 여 관중이 혼란에 빠져 달아나다 참사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보면 2일(현지시각) 저녁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지역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홈팀인 아레마 FC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에 2대 3으로 패하자 격분한 일부 아레마 팬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구장 난입이 일어나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곧 곤봉과 방패를 들고 진압에 나섰고 최루탄까지 사용됐다. 이날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린 경기장에서 최루탄이 발사되자 공포와 혼란에 빠진 관중들이 일시에 대피를 시도하며 질식·압사 등으로 경찰 2명을 포함해 적어도 125명이 목숨을 잃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중 17명이 어린이였다. 

목격자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이 이번 참사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조슈아 네이드는 <뉴욕타임스>에 경기가 끝나고 처음에는 2~3명의 팬이 관중석에서 내려 와 선수들에게 소리칠 뿐이었는데 경찰이 대응하면서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 난입을 시작했고 관중석을 향해 최루탄이 거의 한 시간 동안 발사됐다고 말했다. 관중 중 하나였던 무하마드 디포 마울라나도 영국 BBC 방송에 경기 직후 항의하러 간 몇몇 아레마 팬들이 경찰에 구타 당하면서 더 많은 항의가 촉발됐고 진압 과정에서 20발 이상의 최루탄 발사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도 수백 명의 격분한 팬들이 경찰과 대치 중이었는데 이들의 경기장 진입을 막기 위해 몇몇 출구가 봉쇄됐고, 이 때문에 최루탄을 피해 빠져 나오려던 관중들에게 더 큰 혼란이 야기돼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슈아는 당황한 관중들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높이가 4.5m에 달하는 펜스에 올라가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티켓은 경기장 수용 정원 3만8000명보다 많은 4만2000장이 인쇄됐다. 경찰 쪽은 이날 경기장에 4만 명가량의 관중이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법률구조재단은 성명을 내 "최루탄 사용과 부적절한 군중 통제 등 과도한 무력 사용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최루탄 사용이 정당했다는 입장이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서장은 "무질서" 상태 탓에 최루탄 사용이 필요했으며 일부 팬이 "경찰을 공격하고 경찰차를 파손했다"고 설명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비극이 일어난 것이 유감스럽다"며 경찰청장에게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날 사건은 3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 올림픽 예선전에서 벌어진 참사 이후 최악의 경기장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프레시안

▲1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경기에서 일부 팬이 경기 결과에 항의해 구장에 난입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대응하고 있다. 이날 참사로 적어도 125명이 숨졌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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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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