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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서학개미는 3배 레버리지 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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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액 상위 톱5 중 4개 휩쓸어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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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직장인 B씨는 밤새 나스닥지수 흐름에 맞춰 나스닥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하느라 바쁘다. 뉴욕증시 정규장이 열리기 전에 미리 주요 경제뉴스와 선물시장 분위기를 살펴 나스닥지수의 방향을 예상하고, 여기에 3배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를 매수한다. 나스닥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일명 스큐)'를, 상승할 것으로 보이면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일명 티큐)'를 사는 식이다. B씨는 "주식투자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수 방향성만 맞추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가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이제 시드(투자자금)도 얼마 안 남아 국장(국내 증시)에서 본 손실을 만회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한 달간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액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4개 종목이 3배 레버리지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이용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8월 31일~9월 30일) 서학개미 거래 1~2위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였다.

SQQQ는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하면 하락 폭의 3배 수익을 얻는다. TQQQ는 반대로 나스닥100지수가 오르면 상승 폭의 3배 수익을 거두도록 설계됐다. 이 기간 거래액은 SQQQ가 25억5845만달러(약 3조6867억원), TQQQ가 23억1520만달러(약 3조3362억원)였다.

거래액 4~5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SOXL)'과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ETF(SOXS)'였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S는 같은 지수를 3배 역추종하는 상품이다. 거래액은 SOXL이 16억1666만달러(약 2조3296억원), SOXS가 11억4529만달러(약 1조6503억원)다.

4개 종목 모두 매수액과 매도액 규모가 비슷하다. 단기 매매가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로 빅이벤트나 주요 경제지표를 전후로 지수 방향을 예측해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환율 부담까지 감수하며 시장 방향성 예측에 기댄 이같은 투기적 행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3배 레버리지 ETF의 경우 매도 시기를 놓치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9월 뉴욕증시가 올해 들어 최악의 한 달을 보낸 만큼 당분간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다우지수는 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9.3%, 10.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다우지수가 21%, S&P500지수가 24.8%, 나스닥지수가 32.4% 떨어져 2002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는 "기업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S&P500이 300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랙록 역시 "경기 연착륙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주식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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