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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정규의 작살]화성 화재 난리통인데…김동연 경기지사 ‘봄날의 햇살’ 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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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다음날 오전 8시 현재까지 메세지 없어

‘안전’이 최우선 이라는 구호는 헛구호인가

고용부·노동부 민첩대응…김동연은 어디있나?

SNS나 보도자료 조차 화재 관련 글 없어

헤럴드경제

ㅗ김동연 경기지사가 화성시 화일약품 화재진압 중인 30일 오후 5시경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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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화성시 화일약품에서 30일 큰 불이 나 20대 직원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 진압 중일때 김동연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봄날의 햇살’같은 경기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김동연 페이스북은 내용은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누림통장 홍보 글이다. 화재 발생으로 1명이 사망자가 발견된 시점은 이날 오후 4시5분이다. 김 지사가 올린 글은 1시간 쯤 뒤인데 제목이 봄날의 햇살이라는 사실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평상시라면 이런 글은 문제가 되지않는다. 하지만 이날 방송·언론에서 화성 화재를 집중보도했다. 화재현장은 미사일 터진것처럼 폭발했다.

김동연 SNS글 대필 논란을 얼마전 보도했다. 대필자가 글을 작성해 김동연 지사나 측근에게 보고하면 컴폼(conform) 받고 올린다고 알려졌다. 대필 논란도 문제이지만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김동연 지사 참모들의 ‘광폭 스펙트럼’이 없다는 사실이 더 아쉬운 대목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공무원이 대필한다면 공직선거법상 문제가 된다. 혈세로 월급을 주고 정치적 홍보를 해준다면 국민이나 도민들도 격노할 수 있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닥터헬기가 날고 사망자 1명이 발견됐다. 난리통인 이 시간에 ‘봄날의 햇살같은 경기도’라는 제목의 글은 이날 만큼은 부적절하다. 화성도 경기도이고 ‘봄날이 햇살’이란 제목은 더욱 어울리지않는다. 화재 현장에는 시커먼 연기가 가득찼다. 아무리 이런 문제를 지적해도 페북글 시점에 대한 개념은 개선되지않는다. 이 글은 1시간여 동안 페북에 올려있다가 기자가 지적하자 바로 삭제됐다. 삭제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글이 부적절한 시점에 올렸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안전은 경기도 최우선 과제다.

김진욱 경기도대변인은 “누림통장은 오전 행사였고, 오후에 화재 발생 상황을 보고받았을 것이다. 이에 대한 메시지도 나갈 것으로 알고있다”고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김 대변인 문자에 왜(Why) 페북이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또 페북은 내렸지만 김동연 블로그에는 아직도 이 글이 올라져 있다. 김 대변인 문자 답변에따른 화재와 관련한 김동연 지사의 페북글을 기다렸다. 밤 12시가 지났지만 페북글은 올라오 않았다. 다음달 7시반에도 글은 보이지않았다. 보도자료도 화재 관련 글이 없다. 김 대변인은 ‘양치기 소년’처럼 기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도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김동연 지사의 화성 화재 사건은 아무런 메세지도 내지않은채 실종(?)됐다.

역대 경기지사 무개념 사건은 이번 뿐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6월 경기도 이천시의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화마로 인해 현장 소방관이 수색 중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같은 사고가 있었는데 정작 이재명 의원(당시 경기도지사)는 맛칼럼니스트로 알려진 황교익 씨와 경남 마산 합포구 창동 일대에서 '떡볶이 먹방(먹는 방송)'을 촬영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처신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처음엔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다. 전화로 필요조치를 했다”라고 말했다가 비판 여론은 더욱 거칠어졌다. 결국 이재명 지사는 그해 8월21일 기자들에게 “저의 판단과 행동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정치인이다.

남경필 전 지사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2017년 7월 집중 호우속에서 팔굽혀펴기 실시간 방송을 하면서 싱 인더 레인 (Singin'in the Rain )곡을 선곡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경기도는 물난리로 비 피해가 속출해 남 지사 선곡에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 전 지사는 이 방송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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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화재현장[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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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페북 글 올리는 시점은 엉뚱한 시점이 많고 곳곳에 허점투성이다. 대필논란을 떠나서 글을 올리는 시점에는 반드시 ‘골든타임’이 있다. 장애인을 위한 행사에 참석해 누림통장을 소개하는 행보 자체를 뭐라도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날은 화성 화재로 전국이 난리였다. 아무리 좋은 소식이고 행사라고 해도, 화재가 우선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라와야한다. 자기 지역에 재난이 닥치면 광역·지자체장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외부에 있다가 바로 올라온다.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김동연 지사는 신선도도 좋고 생각이 고루하지않은 정치인이라 관심이 많다. 하지만 모든 일을 김동연 지사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참모가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전후 맥락과 실시간 검색어를 수시로 확인하고 ‘골든타임’과 적절한 글을 챙키는 것은 참모들의 몫이다. 참모들은 ‘석고대죄’ 해야한다. 김동연 지사 주위에 숨은 고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참모들은 수준 이하다. 그들은 충성도만 높다. 충성만으로는 안된다. 반드시 실력이 동반되야한다. 실력이 충성이다. 크고 작은 화재 사건은 늘 발생한다. 하지만 김동연 지사 화성 화재글은 김대변인 약속대로 반드시 올라와야한다. 화성시는 시간대로 기자들에게 쪽지메세지로 실시간 상황을 전달했다. 경기도 ‘대장’은 김동연 지사다. 산하기관이나 임원진 공고와 관련 잡음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김동연 지사가 민감하게 보고있다. 김지사에게 부탁한다. 1300만 경기도민의 주군은 김동연 지사다. 하지만 김 지사는 국민들의 공복이다. 도민위에 군림할 수 없다. 참모들이 문제다. 김진욱 대변인 처럼 정무적인 감각을 가진 참모에게 힘을 실어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한다. 김동연 지사는 ‘상품성’은 좋다. 하지만 참모 개편은 시급한 일이다. 새물결 의리로 뭉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실력이 없이 새물결 초기에 합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경기도 입성은 김동연 착각이다. 김동연을 보면 안타깝다. 큰 이념과 소신있는 결단력은 돋보이지만 흥행은 약하다. 실력있는 참모가 주위에 포진하고 쓴소리도 들어야한다. 그럴리없겠지만 레드팀에 의지하면 안된다. 레드팀은 내부 조직 진단용이다. 그들만의 리그에 충실한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광폭 스펙트럼을 갖고 김동연 지사와 일합을 겨룰수 있는 참모다. 이런 사람이 부재중이다. 김진욱 대변인은 정무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김 지사는 언론협력관, 언론자문관을 채용하고,언론과장도 어공으로 바꿨다. 잔인한 말이지만 이재명은 위기고 김동연에겐 기회다. 김동연은 대변인실에게 힘을 실어줘야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변인실(공보관)에 대한 처우가 남달았다. 이들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성남시장 재직부터 알았다. 이재명 지사 공보실 인사는 파격적이다. 근평이 우선이 아니다. 능력이 우선이었다. 임명직 공무원이 관행에 젖어 자리만 차지하고 파격적인 창의적 아이디어가 없다면 주저없이 사직서를 받아야한다. ‘늘공’은 철밥통이란 공무원 공식은 이젠 깨져야한다. 대변인이 공석일때 취재를 위해 비서실에 김동연 지사와 통화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날 연락을 주지않았다.대변인도 없는데 반론권을 받을 사람이 없었다. 소통부재다. 김 지사는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국민앞에서 겸손해야한다. 취재도 안되고 연락도 안되는 김동연에게 실망했다. 김동연은 역대 지사와 다를 줄 알있다. 이정식 고용부장관은 중앙산업수습대책본부를 구성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감독관과 안전보건 전문가를 파견했다. 김동연 지사만 ‘깜깜 무소식’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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