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수세 몰려 동원령 내렸더니 내부 반발…푸틴 운명, 우크라戰에 달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 번의 침공과 지지율 상승…이번엔 국민 지지 못 얻어

국내외서 위협받는 '강한 러시아'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구 소련 정보기관 책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전쟁 초반 단기간 내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던 러시아의 전략과 달리 전쟁은 7개월을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점령당했던 영토를 탈환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과 핵 위협을 택할 만큼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안팎으로 푸틴 대통령의 '강한 러시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그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크게 실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푸틴 이후 : 다음 러시아를 망칠 준비가 된 12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푸틴 대통령이 실각 직전에 있다면서,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소개한 것.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의 '처참한 군사적 모험'은 그의 22년 집권이 거의 끝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일으켰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밀어붙인 데는 앞선 세 차례의 전쟁 경험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2014년 크림반도, 2008년 조지아, 1999년 체첸 침공. 세 전쟁의 공통점은 모두 구소련 영토였고,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공격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세 번의 침공은 세 번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크림반도 합병 이후 60%였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로 수직 상승했고, 조지아 침공 후 5일 만에 승기를 잡으며 당시 총리직이었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8%로 치솟았다.

전쟁 자체가 그를 대통령직에 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1999년 체첸 전쟁을 계기로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은 푸틴을 총리로 발탁했다. 지지율 13.7%의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2000년 대선에서 득표율 약 52%를 달성했다.

이처럼 집권 전부터 '강한 러시아'에 집착해온 푸틴 대통령은 세 번의 전쟁으로 달콤한 지지율 상승을 맛봤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과거와 달리 러시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앞선 전쟁들과 마찬가지로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긴 했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 불만의 목소리는 최근 푸틴 대통령이 군대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며 더욱 커졌다.

동원령을 내렸음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2024년 대선에서 패배, 장기집권의 꿈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의 실각과 맞물려 러시아 연방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지만, 구소련 지역에서 영향력을 상실한 것은 이미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1990년대 초부터 소련 시절의 군대를 이용해 구소련 국가들을 러시아 주도의 정치 및 안보 구조에 합류하도록 강요했는데, 이러한 러시아의 지배력이 마침내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승리는 '강한 러시아'를 깨부수고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한 신화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애틀랜틱 카운슬은 전했다.

그러면서 "구 소련 전역에서 러시아의 충성스러운 동맹국은 벨로루시와 아르메니아뿐"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이제 확고하게 유럽연합(EU)의 영향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