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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위해 죽고싶지 않다"…동원령에 분노하거나 떠나는 러시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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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지에서 시위 벌어져 수천 명 체포되고 20만 명 넘게 해외 도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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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내려진 군 부분 동원령에 반발하며 핀란드 국경을 통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행렬이 29일(현지시간) 줄을 잇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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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푸틴을 위해 죽고 싶지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투를 위해 더 많은 군인들을 끌어모으는 동원령을 발동하자 분노한 러시아인들은 거리로 나서 반란을 일으키거나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1일 동원령을 내린 뒤 각지에서 시위가 벌어져 수천 명이 체포되고 2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등 러시아 내부에서도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WP가 보도한 러시아 내부 비디오와 이미지에는 분노한 러시아인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을 잃은 대도시와 농촌에서는 수십 건의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일부는 폭력 시위에 가담했고 다른 이들은 탈출을 선택했다.

실제로 러시아를 떠나기 위해 수십 km에 걸쳐 자동차 행렬이 이어졌다. 모스크바를 탈출하는 국제선은 징집 대상인 전투 연령 남성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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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내려진 군 부분 동원령에 반발하며 핀란드 국경을 통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행렬이 29일(현지시간) 줄을 잇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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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정부의 손길이 잘 미치지 않는 외곽 지역에서 반발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다.

주민 다수가 무슬림으로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자치공화국 다게스탄에서는 동원령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도 마하치칼라에선 시위대가 주요 도도 곳곳을 봉쇄하고 있고, 경찰들은 전기충격기와 권총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마하치칼라에서만 100여명이 체포됐다.

보안군은 여성과 남성 모두를 구금하며 거칠게 대응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Info는 마하치칼라에서 120명이 체포됐다고 했다. 세르게이 멜리코프 디케스탄 대표는 시위대가 국내 상황을 고조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공화국은 동원령에서 제 몫을 다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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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작별식에서 가족과 포옹하며 울먹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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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치칼라 북서쪽에 위치한 인구 약 8000명의 마을인 엔디레이에서는 경찰이 공중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역 텔레그램에 따르면 110명이 소집됐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가 있은 지 몇 시간 만에, 시위자들은 세인트루이스 시를 포함한 몇몇 대도시에서 거리로 나왔다. 페테르부르크, 페름,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 경찰은 몇 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구타와 집단 체포로 대응했다.

서부 시베리아에서도 시위에 나섰다. 21일 게시된 비디오는 노보시비르스크의 중앙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보여줬다. 한 사람은 경찰에 끌려가면서 “푸틴을 위해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동부 도시 시베리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발표 직후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주말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극동지역 야쿠츠크에서 올라온 비디오에서는 여성들은 경찰을 에워싸고 "우리 아이들을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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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징집된 예비군들이 작별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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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징집 사무소가 공격 당하기도 했다. 동원령 발표 이후 전국적으로 군사위원을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이 12건 이상 보고됐다. 25세의 루슬란 지닌은 징병 책임자인 알렉산더 엘리제프에 총을 쏴 치명상을 입혔다. 지닌은 형사 입건됐다.

공격이나 시위에 참여하기보다는 전쟁을 피하려고 도피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러시아 국경 지대에는 수십 km에 걸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스티븐 우드 맥사 테크놀로지스 선임 이사는 조지아 국경의 어퍼라스 검문소부터 차량 행렬은 9마일이나 더 늘어났다고 했다.

야나와 그의 남자친구는 조지아로 건너가는 데 며칠이 걸렸다. 야나는 “사람들은 이미 3~4일 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며 “국경에서 이와 같은 혼란은 전에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루지야 내무장관은 동원령 발표 이후 국경을 넘는 러시아인들이 매일 40~45% 증가했다고 말했다. 며칠간의 기다림 끝에 커플은 화요일에 러시아를 떠날 수 있었다. 야나는 “남자친구가 아직 소환장을 받지 못했는데, 일단 소환장을 받으면 떠나기에는 너무 늦었을 것”이라고 서두른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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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예비군 부분 동원령' 항의 시위를 벌이다가 전경들에게 진압되고 있다. 2022.09.2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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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사진에 찍힌 카자흐스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정체된 차량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21일 이후 약 9만8000명 러시아인들이 카자흐스탄에 입국했다고 추산했다.

한 영상을 공유한 사람은 “난민이 많아 안타깝다”며 국경에서 일부 러시아인들을 수송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회고했다.

러시아를 떠난 알렉산더는 “떠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어려웠다”며 “동원령을 듣고 카자흐스탄행 비행기를 예약했고 나는 내가 떠나서 기쁘고 후회는 없다. 하지만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한탄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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