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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감 앞둔 빗썸 의혹은 무엇 있나… 오너 리스크·반나절 상장 등 갖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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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규모 2위 빗썸을 향한 실소유주 문제가 불거지며 빗썸의 과거 논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빗썸은 이전부터 복잡한 지배 구조를 포함해 실소유주가 불명확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번 국정감사에 이정훈 빗썸 전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도 업계 관심 사안이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가장 복잡한 지배 구조를 지니고 있다. 크게 보자면 이정훈 전 의장 라인과,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 비덴트 라인으로 볼 수 있다. 이 의장은 최근 국정감사에 빗썸 대표 자격으로 채택됐고, 비덴트 라인의 실소유자라는 의혹을 받는 강종현씨는 최근 여배우와의 열애설, 조폭과의 연관설 등 의혹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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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얽히고설킨 복잡한 빗썸 지배 구조… 매번 인수 불발

먼저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최대 주주는 빗썸홀딩스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를 갖고 있다. 이 외에 디에이에이(DAA·29.8%), 싱가포르 법인 BTHMB홀딩스(10.7%) 등이 주주로 참여 중이다.

비덴트는 방송용 고성능 영상기기 업체로도 알려졌는데, 비덴트의 최대 주주는 인바이오젠(지분율 17.8%)이다. 인바이오젠 대주주는 지분율 33.8%를 지닌 버킷스튜디오다. 이 세 회사는 서로 주주이면서 순환 투자를 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다.

빗썸의 단일 최대 주주는 비덴트이나, 만일 계열사까지 모두 포함하게 되면 상황은 또 다르다. DAA는 이 전 의장의 개인 회사로 알려졌고, BTHMB의 지분 절반 정도가 이 의장의 것이다. 여기에 이 의장 본인이 소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그의 지분율은 약 65%로 올라선다.

복잡한 지배 구조로 인해 빗썸을 인수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국내에서는 고(故) 김정주 NXC 대표가 빗썸 인수를 시도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지난해엔 북미 최대은행 JP모건, 시카소상품거래소(CME) 그룹 역시 빗썸을 인수하기 위해 작업에 나섰으나 결국 손을 뗐다.

이들이 인수 포기에 나선 것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빗썸의 지배 구조도 큰 이유 중 하나로 봤다. 인수를 한다 해도 빗썸 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관계자도 많아 신사업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역시 일일 거래 대금 2조원을 자랑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빗썸 인수에 뛰어들었으나 성사 여부는 불분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복잡한 지배 구조를 가진 곳은 인수 협상 단계에서 불발되기가 쉽다”며 “빗썸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큰 도약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손 털려는 이정훈, ‘조폭 연관설’ 강종현… 양쪽 모두 ‘오너 리스크’

복잡한 지배 구조 외에도 비덴트, 이정훈 전 의장 라인 모두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도 빗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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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빗썸코리아 전 의장(왼쪽)과 강종현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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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덴트 라인의 수장으로는 이니셜 기업의 강지연 대표가 꼽혀왔으나 실세는 따로 있다는 의혹이 늘 업계에서 지적돼 왔다. 최근 제기된 의혹 중 하나는 강지연 대표의 오빠 강종현이 비덴트 계열의 실소유자라는 것이다.

강씨는 그동안 업계에서 그 존재만 알고 있을 뿐, 어떤 인물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핸드폰 판매 사업을 시작해 점차 몸집을 불려왔고 성남국제마피아와 연관이 돼 있다는 얘기만 풍문처럼 돌았다.

이 전 의장도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에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김병건 BK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그들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이 둘은 ‘빗썸코인’이라 불리기도 했던 가상자산 ‘BXA토큰’을 BTHMB홀딩스를 통해 발행한 후, 빗썸에 이를 상장하려 했다. 추후 상장 후 얻은 수익으로 빗썸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김 회장이 대기로 했다.

김 회장은 계약금 및 중도금 약 1200억원을 납입했지만, 최종적으로 BXA토큰 상장이 불발되면서 빗썸 인수 역시 물 건너갔다. 이후 김 회장은 이 전 의장이 자신을 속이고 13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몰취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올해 1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양측이 모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장기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 지시 후 반나절 만에 상장한 아로와나 토큰 논란

빗썸은 이 외에도 아로와나 토큰 상장 지시 논란도 갖고 있다. 빗썸 고위 임원이 빗썸 내에 상장할 것을 지시하자 절차를 어기고 반나절 만에 상장됐다는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 전 의장을 향해 아로와나 토큰 관련 질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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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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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와나 토큰은 한글과컴퓨터(한컴)에서 발행한 토큰이며 한컴금거래소에서 발행하는 금 기반 모바일 상품권, 혼합현실(XR) 융복합 쇼핑몰에서 사용된다. 해당 코인은 지난해 4월 20일, 빗썸에 상장됐다.

논란은 상장 이후에 불거졌다. 빗썸 내부 폭로자에 따르면 빗썸 고위 임원이 상장 후보군 중 아로와나 토큰을 골라 상장시키라고 명령했고, 이에 하루도 채 안 걸려 상장됐다는 것이다.

관련 의혹이 나오자 빗썸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빗썸 관계자는 “아로와나 토큰을 상장하는 데 3개월 이상이 걸렸다”며 “빗썸은 회사와 독립된 상장심의위원회를 통해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에 대해 의아함을 표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로와나 토큰이 상장됐을 당시, 이 전 의장은 경영권에 손을 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로와나 토큰 관련 질문을 하려면 이 전 의장보단 이재원 대표이사가 적합할 것”이라며 “이 전 의장 증인 채택 소식에 의문을 표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정수 기자(ess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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