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 434만명…가족 일손 빌리기도
"시급 올려도 안 와"…식기세척기·키오스크로 일손 채워
점심시간 대구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혼자 음식을 장만해 서빙하고 있다. (뉴스1DB) ⓒ News1 |
(서울=뉴스1) 박우영 이민주 기자 = "아르바이트생을 뽑지 못해서 가족들이 도와주고 있어요. 24시간 영업은 포기했습니다. 시급을 올려도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서울 동작구에서 24시간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0대)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최근 새벽 영업을 포기했다. 김 씨는 "낮에도 일할 사람이 없다"며 어머니 등 가족 손을 빌려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각지역 인근에서 손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안모씨(50)는 거리두기 해제 후 손님이 많아졌지만 일할 사람이 없어 큰일이라며 걱정했다.
안씨는 "원래 중국 동포들이 이런 식당 일을 많이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해외로 많이 나갔다"며 "그들이 종사하던 '3D' 업종은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결국 식기세척기, 키오스크 등 기계를 도입해서 사람의 빈자리를 채웠다.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할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증가세다.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가족의 손을 빌려 가게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433만6000명으로 전년(420만6000명) 대비 3% 늘었다.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 수는 2018년 398만7000명, 2019년 406만8000명, 2020년 415만9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의 고용 현황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7%가 '무급 가족 종사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 거리에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DB) ⓒ News1 |
자영업자들은 일할 사람을 구해보려고 시급을 올려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호소했다.
삼각지에서 베트남 식당을 운영하는 안모씨(20대)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시급이 이미 너무 오른 상황"이라며 "우리도 올려주는 데 한계가 있다. 적자가 나지 않는 선에서 시급을 500원, 1000원 올려준다고 해봤지만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안씨는 지인을 통해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
번화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씨(20대)도 "시급을 올렸는데도 안 와서 지인 통해 소개받거나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며 "급하다 보니까 시급을 올려서 구하면, 기존에 있던 알바들도 그만큼 시급을 올려줘야 한다. 힘들다"고 곤란해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가 인력난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순대국집을 사장 김씨는 "코로나로 인력을 줄이다가 다시 구하려고 하니 그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아 돌아오지 않으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40대)도 "코로나가 풀리면서 대학들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며 "이제 대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서 긴 시간 일할 수 있는 알바생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