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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英은 문제 안 삼는데 민주당은 뭘 갖고 외교참사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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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결국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단독 표결로 통과시켰다. 한마디로 무리수다. 실제 해임까지 이어질 확률 자체도 희박하다. 이미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봐도 될 듯하다.

민주당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해임안을 밀어붙인 건 정치적 공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해임 명분으로 내세운 '외교참사'도 억지스럽다. 이재명 당대표는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 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정말 그런가. 사실관계부터 따져보자. 대통령 부부는 상주인 찰스 3세에게 위로를 건네고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이게 조문이 아니면 도대체 뭔가. 한국을 찾은 영국 외무장관은 여왕 국장 참석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감사 인사까지 했다. 그런데 정작 우린 "방문 첫날 왜 조문을 안 했느냐"며 시비다. 조선시대 효종 사후 상복을 얼마나 오래 입어야 하느냐를 놓고 남인과 서인이 소모적인 예송 논쟁을 벌인 것과 오버랩돼 얼굴이 화끈거린다. 한일 정상 만남에 굴욕외교 낙인을 찍은 것도 한심하다. 필요하면 우리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찾아가서 만날 수 있다. 형식과 장소가 뭐 그리 중요한가. 당당하게 관계 개선에 나선 건 칭찬받을 일이지 헐뜯을 일이 결코 아니다. 한미 정상 만남에 '48초' 프레임을 건 것도 저열하다. 193개국이 참석한 이번 유엔총회 때 바이든 대통령이 만난 정상은 우리를 포함해 단 5명뿐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우려도 전달했다.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이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 반발을 샀다'는 제하의 기사까지 낸 걸 보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물론 당초 한미·한일 회담 기대 수준을 과도하게 높였던 건 아쉽다. 그렇다고 외교참사까지는 아니다. 미 의회·대통령을 욕보였다는 발언도 대통령실이 바로잡았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거짓 선동을 못하게 하자"고 했다. 실체 없는 외교참사 프레임을 씌우는 게 거짓 선동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무책임한 국익 자해 행위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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