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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단독] 은행 금요일 2시 가장 붐벼…'번호표 받고 15분 뒤가 한계' 빅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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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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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영업점 대기 시간이 가장 길 때는 금요일 오후 2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하나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내방하는 고객의 방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포항공과대학(포스텍)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분석이 나왔다. 하나은행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영업점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방침이다.

29일 포스텍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포스텍은 올해 5~7월 3개월간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유희천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일산 소재 하나은행 영업점에 내방한 고객의 대기 시간, 방문 만족도, 직원의 전산 데이터 등을 분석했다.

일평균 내점 고객 200~250명을 한 달간 모니터링한 결과 대기 시간이 가장 길었던 요일은 금요일이었고 월요일, 수요일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주말 전후 필수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고객의 방문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2시 대기 고객 수가 8.5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전 11시(6.9명), 오후 1시(6.6명) 순이었다. 고객의 평균 대기 시간도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가 가장 길었다. 점심시간에 직장인의 은행 방문이 늘지만, 은행 직원은 자리를 비우는 것이 맞물리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이 영업점 방문 고객 3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이(42.5%)는 최대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15분을 넘어가면 고객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전체 고객의 약 70%는 최대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이라고 답했다. 영업점 방문 횟수를 보면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비중이 41.4%로 가장 많았고 2~4회(30.6%), 1회 미만(22.9%) 순이었다.

한편 영업점 직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영업점 직원들은 하루 근무시간 중 85~90%를 업무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직원이 업무에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최대치에 해당하는 업무량이다. 다만 고객 방문이 집중되는 시간과 그렇지 않은 시간대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 간에는 편차가 컸다. 대기 고객에 대한 시간 압박을 받을 때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져 고객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방 고객의 만족도와 영업점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유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고객이 은행 영업점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동시에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안으로 '스마트 길라잡이'를 제시했다. 은행 영업점에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PC를 설치해 대기 시간을 수치화해 알려주고, 고객 나이대와 성별에 맞는 각종 콘텐츠를 단말기를 통해 제공하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비대면 예약 시스템을 활성화해 고객의 대기 시간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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