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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바보" 러시아 병사들이 전화로 털어놓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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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부차에서 군인들이 파괴된 러시아 전차 사이를 걷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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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바보다. 키이우를 점령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 러시아 병사 알렉산드르

현지시간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병사들이 본국에 있는 가족이나 애인 등에게 전화를 걸어 전한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통화 내용은 러시아군이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뒤 키이우 북쪽의 부차 등에 머무를 때 녹음됐습니다. 러시아 병사들이 상관의 눈을 피해 전화한 것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의해 수집된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리야라는 이름의 병사는 여자친구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 대해 어떻게 말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여자친구는 "모든 것이 계획된 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설명에 일리야는 "큰 착각을 하고 있네"라고 답했습니다.

세르게이라는 이름의 한 병사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전쟁은 우리 정부가 내린 가장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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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학살된 민간인이 묻혔던 무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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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을 살해했다는 통화 내용도 있었습니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그들(민간인)을 붙잡아 옷을 벗긴 뒤 총을 쐈다"고 털어놨습니다. 여자친구가 "너도 쐈냐"고 묻자 "물론 쐈지"라고 답했습니다.

"왜 포로로 잡지 않았냐"고 묻는 말에는 "우리는 그들을 먹일 식량이 없었다"며 "또한 그들을 풀어준다면 우리의 위치를 적군에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주일 뒤 세르게이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는 "사단 본부 주변 숲에 갔다가 민간인 복장의 시신이 쌓인 걸 봤다"며 "이렇게 많은 시신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 병사들이 약탈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우크라이나 한 가정집에서 찾은 LG와 삼성 TV 가운데 어떤 것을 가져갈지 물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어떻게 그걸 가져올 거냐"고 묻자 세르게이는 "음, 생각해봐야지"라고 말한 뒤 "다른 사람들은 침대만한 크기의 TV도 가져가더라"라고 답했습니다.

예브게니라는 이름의 한 병사는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훔쳐가고 있다. 야만인들이다"고 말했습니다.

한 병사는 "가와사키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고 말했고 전화기 너머 한 여성은 "진짜로?"라고 되물으며 낄낄거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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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이지움 근처에서 러시아 전차가 망가진 채 놓여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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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감이 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세르게이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이 전쟁은 거짓된 명분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사람들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다. 러시아 사람들처럼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이제 그들은 지하실에서 살아야 한다. 상상이나 되느냐"며 "우리 모두 이 전쟁은 필요 없었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외에도 훈련을 받는 줄 알았는데 전쟁터로 끌려왔다는 불만이나 전사한 군인들의 시신이 담긴 관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 600명 규모의 대대가 전멸했다는 내용 등의 통화가 녹음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통화 내용에 대해 "거의 두 달간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등을 교차로 확인하는 등 진위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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